현수가 가게를 냈다

내 친구의 자랑거리

by 이 색

2021.


현수가 고향에서 가게를 냈다.

필요한게 무어냐 물어보니 딱히 답을 안해서 알아서 골라보기로 했다.


십만원 짜리를 선물할까, 삼십만원짜리를 선물할까.

아 이번달에 축의금 나갈 돈이 많았으니 오만원짜리로 할까..



201N.


스물다섯 즈음,

현수가 서울에서 살아보겠다고 올라와 내 자취방에 두어달 얹혀살던 때.

술을 엄청 먹고 와서는 얼굴도 상해서 온 날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충 이랬다.

나랑 같은 학교 다니는 군대 선임을 만나서 술을 마셨는데,

같은 학교 다니는 거 보니 너 친구(그러니까 나인게지)도

그렇게 잘난거 없다는 투로 말을 해서 시비가 붙은것 같았다.


(내가 다니던 대학은.. 내 눈에는 좋은 대학이었는데,

수능에 조금 미끄러져서 들어온 친구들이 많아서인지,

열등감이 많은 친구들도 많았던 것 같다.


여튼, 그양반 말대로 나야 별볼일 없는 사람인 것이 맞지만,

서울로 대학을 다니고,

고향에서는 나름 유별나게 똑똑한척하고 다니는 내가.

광역시에 눌러앉아 살아왔던 현수한테는 나름의 자랑거리였던 모양이었다.


나를 무시하는 선임한테 화딱지가 나서

면상을 쥐어 팼다는 현수에게 해장국을 먹여서 재웠었다.

그리고 팍팍한 서울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현수는 다시 내려갔다.



2021.


현수에게는 가장 주고 싶던것을 보내주기로 했다.

이번달 번 돈을 탈탈 털어서 거기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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