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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

노을......제주 애월에서

by Unikim

노을......제주 애월에서

유니


바다 끝에
해가 남기고 간 한 조각의 빛에
말없이 물드는 저녁
오늘의 마음도 같이 물들인다

가만히 부는 바람에
사라진 말들이 흩날리고
물결 위로 길게 늘어진 햇살은
누군가의 기억 같기도 하다

애월의 노을은
빠르게 물러나지 않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슴속에 스며든다

이 순간을
어디에 담아야 할까
내 마음인지 노을 속인지 모른 채
나는 잠시 그 붉은빛 안에 머문다

오래전 애월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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