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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망자 Sep 09. 2024

취준의 멘탈, 감정

흔들흔들~

취준의 멘탈과 감정은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의 흔들리는 차창마냥 흔들린다.

특히 내 학벌이, 내 스펙이, 내 경제적 상황이 좋지않다면 말그대로 혼돈의 카오스인데 내가 바로 그랬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학벌이 여의도의 일반 금융사기업에 들이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업계 분으로 부터 들었고, CFA 정도는 있어야 해볼 만 할 것이라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해준분은 국내의 모 금융공기업에서 근무하는 유학파 셨는데 본인이 유학파셔서 그런이야기를 해 주셨는지 모르겠으나, 이력서를 넣어보면서 느낀점은 그 분의 말이 일부 맞았다는 것이다.


학벌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편입에도 도전했고, 토익점수는 만점에 가까이, CFA를 제외한 업에 관련된 필수 자격증은 꼭 취득해 두고 인턴경험도 쌓아두었다. 이때의 감정은 나중에 내가 왜 떨어졌는지를 의심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는 마음이였다. 특정한 요소의 능력이 좋으면 '아 이것때문은 아니겠구나.'하고 한가지 지울수 있으니 왜 떨어졌는가? 에 대한 고민이 좀더 용이해 질 것이고, 그렇게 한가지씩 선택지를 좁혀가면 어디든 취업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였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다소 힘든점이 있었다면 내가 몰랐던 가족구성원의 꽤나 큰 부채가 있다는점,

꽤 긴시간 만난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아 이별을 고했다는 점 등이 있는데

이런 사소한(?)요소들이 내 멘탈을 흔들었고 사실 이런 부분들은 취준이 아니여도 인생의 멘탈을 흔드는 요소가 되는것 같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이벤트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것. 우리는 이것을 재난에 비유하곤 하지만 그것에 비해서는 다소 작은규모지만 작게 생기기 시작하는 충치처럼 욱신거리면서 계속 삶의 괘적을 건드리는것. 그런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하루에 이력서를 최소 3개는 넣자'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서류탈락의 과정이 있었고 면접조차 보지 못한 서류탈락은 참 극복하기 힘든 기분이다. 이 시간들을 묵묵히 견디고 참아나가는 능력을 키우는것은 어찌보면 취준의 과정이 아니라, 인생 전체의 삶의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맷집을 키우는 시간같다. 지방대여서 서류탈락이 많은것 이였을수도있고, 어쩌면 그 이외에 내가 정말로 그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거나 내 경험과 준비사항들이 직무와는 다소 무관했을수도 있지만, 지방대 출신이 서러운 점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아 나는 지방대여서 서류에서 떨어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환경에 처한다는 점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것이 성공의 방정식이 아니라곤 못하겠다. 왜냐하면 30살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내 주변 친구들의 인생난이도는 성적순으로 펼쳐지고 있는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직 내가 인생을 덜 살아서 이런생각을 할 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는 그런것으로 기록을 남겨놓고자 한다.


취준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그래도 나는 나를 믿는것. 내가 하는 오늘의 생각,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노력과 공부, 인내가 분명히 유의미 함을 믿고 스스로를 놓아버리지 않는것이 가장 필요하다. 내 배짱을 한번 믿고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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