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왜 쓰는가
최근에 독서 토론을 했다. 《먹고 살고 글 쓰고》 책은 그럼에도 써야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일하며 글 쓰는 작가 아홉 명의 모습과 생각을 담았다. 작가로서 고민하는 삶의 현실과 창작의 과정을 오가며 ‘왜 쓰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생업과 예술 사이의 긴장’이라는 말을 길게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다. 결국 쓰는 사람은 그 줄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줄의 단단함은 경제적 풍요가 아닌 쓰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벽화를 그린 원시인보다 현 인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더 풍요롭지만, 위태로운 줄타기는 여전하다. 어쩌면 더욱 자주, 더욱 거세게 줄이 흔들리고 있는 것만 같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행복하고 싶다면, 먼저 하루의 시작을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저녁, 노트북을 켰다. 글 쓰는 이유는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언제나 엄마와 추억은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고 기억하고 싶었다. 하루는 글을 쓰다가 문득 멈췄다. 왜 글을 쓰는가. 되물었다. 그 순간, 기억 저편에 희미해진 이야기를 잠시 꺼내려는 자신을 깨달았다. 저녁 시간 노트북을 열고 다시 글을 썼다. 지난날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렸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슬픔, 기쁨, 고마움, 그리고 사랑을. 진솔하게 글을 써 내려갔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시를 배워라.
시는 단어의 선택과 배치, 그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감정과 생각을 품은 아름다운 예술이다. 그 예술을 배우고자, 시의 세계에 발을 들어놓았다. 시를 배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완연한 늦가을이었다. 독서아카데미, 독서 인문학, 작가와의 만남, 시와 함께하는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책과 음악이 어우러져 감동의 시간이었다. 오프라인 모임에 ‘바쁘지만 오길 잘했구나!’ 생각했다. 특별한 선물처럼 여운이 남았다.
인생을 사는 동안 누구나 사연은 있다. <시 배달>에서 다양한 이주민이 자기 나라의 시를 읽는 모습은 가슴 벅차게 아름답다. 그들에게 모국어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집단적 기억과 말의 감각을 누군가에게 전해 주는 일이다. 그들이 모국어로 전해준 시의 내용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 목소리는 어떤 오래된 말의 지층으로 나를 데려갔다. 이주민의 시 배달은 무언가 울림을 주었다. 창밖에 눈부신 파란 하늘을 보니 마음마저 상쾌했다. 거리에 줄지어 흩날리는 노란 은행나무를 보니 눈꽃처럼 마음이 따뜻했다.
시를 통해 새로운 표현법과 감성을 발견했다. 시를 쓸 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거나 기대치를 뛰어넘는 비유의 도입은 독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작품에 깊이를 더 한다. 독특한 아이디어나 비유는 쉽지 않다. 때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르게 바라보거나, 흔히 생각하지 않는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어려움이야말로 창작의 즐거움이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면, 그 결과물은 자신도 놀라는 훌륭한 시가 탄생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은 때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 가치 있다. 다양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시집을 출판했다. 그 과정은 마치 내면의 감정을 종이에 새기는 듯 했다. 시를 쓰는 동안 느낀 감정과 영감의 원천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작품의 깊이와 의미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출판회 낭독은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낭독은 작품의 진정한 의도와 감정을 전달하는 동시에, 작가로서 독자와 교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단계다. 시집은 여러 시를 모아 독자에게 선보이는 작품집으로, 여러 시가 하나의 주제나 감성을 공유한다. 전에 시집 출판회에 참가하여 시를 낭독했다. 그 순간, 참여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 경험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낭독은 시의 내용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시를 쓰면서 느꼈던 감정과 전하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
결국, 글쓰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단지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기억과 감정을 되찾고,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것은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였다. 삶의 순간을 기록하며, 작가로서 일상의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에게 선한 영향 주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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