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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설 Nov 14. 2024

그날

에세이

 


 햇살은 부드럽고 따스하게 대지를 감싸며,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마치 황금의 조각처럼 반짝였다. 주방이 따뜻한 노란빛으로 가득할 때, 우연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그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저녁 해가 지기 전에 주방에 들어섰다.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꺼냈다. 

  “음, 파스타면 충분하겠지. 오늘은 특별한 저녁이야.” 

  “혼자 먹기 아쉬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야지.”

  오늘은 간단한 파스타를 만들기로 했다. 신선한 재료들이 손끝에 닿자, 마음속에서 작은 설렘이 피어올랐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파스타를 삶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았다. 마늘의 향이 주방을 가득 채우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토마토를 넣고, 신선한 바질도 추가하면 완벽해.” 

  삶은 면 위에 올리브유와 마늘 향을 더하고, 신선한 토마토와 바질로 장식해 주기로 했다. 손놀림은 익숙했고, 요리가 진행될수록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요리하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조금씩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문득 동생을 생각하니 그동안 함께 나눴던 따뜻한 대화와 작은 배려가 떠올랐다. 내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성스럽게 음식을 담았다. 노을이 지는 풍경을 즐기며, 걸음을 재촉했다. 용기를 들고 동생 집 앞에 섰다. 문을 두드리자, 동생이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안녕. 저녁에 만든 파스타인데, 먹어.”

  “고마워.”

  “요즘은 어떻게 지내.”

  “덕분에 잘 지내.”

  우리는 거실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나누고 그 말에 공감하며, 저녁의 따뜻함이 단순한 식사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가을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다. 나무는 화려한 색으로 변모하며, 금빛과 주홍빛, 그리고 갈색이 어우러져 바람에 흔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루의 소중함을 느꼈다. 저녁의 따뜻한 기운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작은 나눔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순간을 기억했다. 그날 밤, 저녁의 따뜻함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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