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설 Nov 14. 2024

왜 읽는가

에세이

왜 읽는가






  가을의 끝자락, 거실 창가에 앉아 한 권의 책을 펼쳤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벼운 바람이 창문을 스치고, 황금빛 낙엽이 바닥에 흩날렸다. 이 소설은 한 남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의 꿈과 가족의 기대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힘들까?” 주인공이 울부짖는 장면에서, 가슴이 아팠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도 비슷한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항상 남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썼고, 진정 원하는 것을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주인공이 겪는 고뇌와 기쁨이 내 안의 감정을 자극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 장면은 가슴이 뛰었고, 절망적인 상황은 숨이 막힐 듯 긴장감이 몰려왔다.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고,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했다. 한 친구가 말하길,  “너 자신이 되어야 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려고 하지 마.” 이 말이 마음에 깊이 박혔다. ‘그런 말을 듣고 싶었어.’ 속으로 중얼거렸다. 주인공이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맺혔다.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해가 기울어지는 오후, 햇살이 부드럽게 창문을 가로막고, 방 안은 따뜻한 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책상 위에는 대 여섯 권의 두꺼운 소설이 놓여 있었다. 책을 읽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움트는 듯했다. 소설 속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그들과 함께 긴 호흡으로 숨 쉬고, 울고, 웃었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 순간, 책과 하나가 되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기대감이 커지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했다. 몰입하는 그 순간, 현실은 잊히고 오직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책을 덮는 순간, 그 세계에서 돌아오는 아쉬움과 함께, 여운이 남았다. 책 속의 세계는 내게 또 다른 삶을 선사했다. 불안함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꼈다. 


  수년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조금씩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좌절과 실패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며, 내면의 갈등을 치유해 갔다. 전에 첫 번째 단편 소설을 완성했다. 그 소설은 내적 갈등과 갈망을 담고 있었고, 결국 한 문예지에 실리게 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며, 진정한 자신을 찾은 듯했다. 더 이상 과거의 자신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내적 갈등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열망을 발견하고,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갈망과 발견이 기다렸다. 별빛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가을의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책을 통해 얻은 새로운 통찰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자기를 이해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책과강연 #에세이 #작가 #글쓰기 #독서 #책 #토론



작가의 이전글 그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