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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설 Nov 19. 2024

연말

소설연재

 연말



  


  눈이 소복이 쌓인 12월의 마지막 주, 연우는 은우와 함께 미술관에 갔다. 창문 너머로 하얀 눈송이가 춤추듯 떨어지고, 실내는 따뜻한 조명이 비추자, 연우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와, 여기 정말 크다.” 

  “그러게.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모두 세계적인 명작이야.”

  두 사람은 첫 번째 전시실로 들어섰다. 벽을 가득 채운 화려한 그림이 그들을 맞이했다. 연우는 한 작품 앞에 멈춰 섰다. 그것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이 그림, 정말 아름답지?” 

  “응, 색감이 너무 독특해. 마치 밤하늘이 살아있는 것 같아.”

  그들은 차례로 다른 작품을 감상하며 건너편에 피카소의 입체파 작품의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스타일은 처음 봐. 그래서인지 좀 혼란스러워.”

  “맞아. 피카소는 항상 이렇게 시각을 변형시키는 걸 좋아했어.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느낌이야.”

  전시실을 지나며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연우는 작품을 보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런 작품이 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어. 그런데 동시에 그 복잡함이 매력적이야.”

 “그렇지. 미술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때로는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일깨워줘.”

  그들은 다음 전시실로 이동했고, 현대미술 섹션에 들어섰다.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사용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우는 한 조각상을 보며 물었다. 

  “이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아마도 내면세계나 사회의 비판을 표현한 게 아닐까? 현대미술은 해석이 다양하니까.”

  “그렇다면, 각자의 해석이 중요한 거네. 나도 내 방식으로 이 작품을 이해해 봐야겠다.”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은 미술관의 모든 구석을 탐험했다. 다음 전시실에 들어서자, 연우는 작품 하나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것은 대형 캔버스에 그려진 추상화였다.

  “이건 정말 신비롭다.”

  “너무 많은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이런 순간이 참 좋아. 미술관에 오면 항상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두 사람은 각자의 마음속에 남은 감동을 곱씹었다. 그들의 대화는 미술관의 여운처럼 계속 이어졌다. 그들은 마지막 전시실에 들어섰다. 따스한 조명이 작품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은우는 한 작품 앞에 멈춰 섰다. 그것은 거대한 추상화로, 강렬한 붉은색과 푸른색이 뒤엉켜 있었다.

  “와, 대단하다.” 

  “색감이 정말 강렬해. 뭔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응, 나도 그 느낌이 들어. 이 작품은 뭔가를 전달하는 것 같아.” 

  연우는 깊은숨을 쉬며 작품을 더 가까이서 바라봤다.

  “작가가 어떤 감정을 담았을까?” 

  “글쎄, 아마도 고뇌나 열정을 표현한 것 같아. 이렇게 강렬한 색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아.” 

  “그럴 수도 있겠네. 이 그림을 보면서 뭔가 끌려. 마치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이런 순간이 참 좋아. 미술관에 오면 항상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돼.”

  “맞아. 예술은 우리의 내면을 탐구하게 해주는 것 같아.” 

  “이 그림을 보니, 내가 힘든 시기를 겪었던 게 생각나. 그때의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아.”

  “그런 경험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이 작품이 그런 기억을 일깨워주는 걸까?”

  그들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그림을 바라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작품이 전하는 감정은 그들 사이의 대화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했다.

  “이렇게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나다니, 정말 행복해.”

  “예술은 항상 우리의 마음을 자극해.” 

  “다음에 또 오자.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 

  잠시 일상을 잊고 예술에 빠져들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미술관의 여운은 그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로비의 문을 여는 순간, 하얀 눈송이가 공중에서 춤을 추었다. 어두운 밤하늘의 별빛이 눈 위에서 반짝이며, 세상은 은빛으로 물들었다. 길가의 나무는 하얗게 덮인 털옷을 입은 듯, 신비로운 모습으로 서 있었다. 사람의 발자국 하나 없는 거리에는 순백의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눈 내리는 풍경은 그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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