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행운이라도

신중년의 일상

by 마마래빗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성실히 하는 나는, 집 앞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를 한 지 3년이 되었다. 주 3회, 여행이나 아플 때를 제외하면 거의 결석하지 않고 나가고 있다. 날씬한 몸매보다는 아프지 않고 잘 늙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침 일찍 시작하는 덕분에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그러다 보니 항상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분도 생기고, 운동 전의 잠깐 수다와 운동 후 땀 흘린 뒤 느끼는 뿌듯함도 즐겁다. 운동에 진심인 선생님의 사나운 목소리조차 그녀의 열정이라고 이해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이 팀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괜찮은 사람들이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회식을 하는데, 그때는 거의 모든 회원이 출석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회원들도 함께 모여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이번에는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는지, 몇몇 회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회원이 와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행운권 추첨 상자가 내 앞에 놓였다.

“요즘 저는 이런 거에 전혀 행운이 없어요.” 내 말에 회원들은 “꽝 없는 행운권이에요. 모두에게 고루 상품이 가요.”라며 웃었다.


교사로 퇴직한 재경 씨가 재치 넘치는 사회를 맡아 분위기를 띄웠다. “마트 행운권조차 당첨된 적이 없다”는 회원의 말에, 다른 회원이 “난 분양권 당첨된 적 있는데 이런 건 안 돼요”라고 하자, “그게 제일 잘된 일이죠”라는 대화가 오가며 웃음이 터졌다. 또 어떤 회원은 “난 아파트 값 폭락해서 오히려 손해 봤어요”라며 이야기를 보탰다. 모두가 행운권이 뽑힐 때마다 웃음과 아우성이 끊이지 않았다.


나는 역시 행운이 없는지, 다른 사람들이 상품을 받을 때마다 박수와 부러움 섞인 말을 던지는 나를 보며 옆에 앉은 회원이 위로했다. “언니, 남은 상품이 엄청 커요. 언니 건 저 중 하나일 거예요.”, “맞아!”라고 말하며 위로를 받아봤지만, 결국 모든 회원이 선물을 받고 난 뒤, “아직 안 받은 사람 손 들어보세요!”라는 말에 억지로 손을 들어 겨우 받았다. 내가 받은 선물은 바로 직전에 총무가 받은 비싼 스노우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다이소의 5천 원짜리 스노우볼이었다.


옆에 앉은 친구가 다시 위로의 말을 건넸다. “5천 원이면 다이소에서도 꽤 비싼 거예요. 괜찮아요.” 나도 애써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아주 작은 행운이라도 억지로 만드는 게 더 안 좋을 수도 있지.”

언젠가 나는 항상 행운이 나의 차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이런 작은 행운조차 나를 비켜 가는 것 같다. 어쩌면 나의 헛된 욕망이 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그냥 우울했다. 2차로 노래방에 간다며 회원들이 우르르 몰려갔지만, 나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없다. 이런 때는 아주 작은 행운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욕망은 언제쯤 평온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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