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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로운 인간 Jun 03. 2024

시가 돈이라면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가 돈이라면, 우리는 모두 부자일까,
가난한 시인이 더 많을까
길을 걷다 말을 잇는 각자의 숨결마다,
시적인 말들이 동전처럼 떨어질 테니,
거리는 말의 화폐로 넘쳐나리

카페의 구석, 버스 정류장, 공원의 벤치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시를 사고팔며,
시장에서 가장 값진 시를 찾아 헤매며
말 한마디로 큰 부를 얻거나 잃으리

서점은 은행이 되고,
책장은 금고가 되어,

시집이 가장 귀한 자산이 되어
작은 시조 하나에 큰 가치가 매겨지고,
사람들은 은유와 비유에 이자가 불어나네

시가 돈이 되면,
순수한 가치는 어떻게 될까
시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시로 돈을 벌기 위해 시를 사랑하게 되니,
시의 본질, 그 아름다움이 퇴색하네

시가 돈이라면, 그리움도, 사랑도,
기쁨과 슬픔도 모두 거래의 대상이 되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갑을 열게 만드는 도구가 되네

그러니, 시는 절대 돈이 되어서는 안 되네
시는 영혼을 위한 양식이어야 하고,
마음의 부를 쌓는 수단이 되어야 하니,
시는 돈이 아닌, 가슴속 깊이 새겨지는
영원한 가치를 지닌 보물이 되어 존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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