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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로운 인간 Jun 19. 2024

시인의 고난은 시시포스의 처절함을 닮았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시포스는 언덕을 오르며 무거운 바위를 밀었네,
끊임없이, 결코 정상에 다다르지 못하는,
시인도 마찬가지로 무거운 말들을 밀어 올려,
험난한 창작의 언덕을 하루에도 수없이 오르내린다

시도마다 꼭대기를 향해 밀고 올라가되,
종종 발아래의 바위는 미끄러지고,
말들은 흐트러져 미끄러져 내려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

시인의 고난은 시시포스보다 더욱 처절하나니,
그의 바위는 육체가 아닌 영혼에서 우러나오고,
그가 밀어 올리는 것은 삶의 무게가 서린 언어이자
마음 깊은 곳의 어두운 곳에서 끌어올린 거대한 감정덩어리다

정상에 닿는 것을 꿈꾸며,
완벽한 시, 위대한 작품을 완성하길 바라지만,
종이 위에는 늘 미완성의 시만 남고,
매번 그 끝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시인은 멈추지 않아,
시시포스처럼 고난을 받아들이며,
다시 바위를 밀고 또 밀어,
언덕 위에 깃발을 꽂는 날을 꿈꾼다

시 쓰기는 영원한 고행,
완성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자,
자신과의 싸움, 깊은 내면과의 창작적인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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