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보다 더 소중한 것!

마법사일까? 등불을 든 현자(은둔자)일까?

먼저,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아니, 그런데, 왠 도발적인 제목이냐구요? 이 소중한 노벨상 수상 작가를 이용해서 어그로를 끌어보려는 못된 글쟁이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시거나 분노하신다면, .... 잠시만요~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받아도 가슴이 벅차고 또한 고맙고,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을지 안쓰럽게 바라보던 저 였습니다.

그런데, 노벨 문학상이라니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동시대를 함께 산다는 것도 행운이고, 내가 받은 상 인양 뿌듯합니다. 이런 벅찬 긍정적 명품 감정, 럭셔리한 문화 감수성을 지닌 국민으로 살게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처음 한강 작가님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호명 되었을때, 타로리더 답게(?)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작가님의 생년월일 검색) 작가님의 소울카드를 (작가님 허락도 없이) 알아보니 의외로 메이저 1번 마법사 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 하는 능력자, 탁월한 지혜의 소유자, 사람들을 매료 시키는 창조자, 세상을 구성하는 4 원소를 모두 가진 재능 있는 자, 의지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 하늘이 내린 창조의 능력을 땅에서 구현할 의지의 소유자, 등>

< 유니버셜웨이트 메이저 1번 마법사 카드 >


저는 작가님의 소울카드는 9번 은둔자 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인생의 지혜를 깨달은 자, 세상의 이치를 터득한 현자, 특정 분야에 심오한 깊이가 있는 전문가, 스스로 고독을 선택한 자, 신성과 진리에 대한 등불을 든 예언자, 등>

유니버셜웨이트 메이저 9번 은둔자 카드


작가님의 소울카드가 무엇인지는 뭐가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노벨상을 받은 작가님을 보유한 국민으로,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ㅋㅋ)로 읽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걸요.

그럼, 도발적인 제목 '노벨상보다 더 소중한 것'이 대체 무엇이냐? (구요?) 대답을 하기 전에 저의 경험 하나를 말해 볼게요.

제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때, 야근을 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밤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아이는 이미 자고 있고 시부모님께서 주무시지 않고 저를 맞아 주셨습니다.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거지요. '아니 글쎄, 엄마에게 이걸 줘야 한다고 늦게 까지 안자고 있더니 지금 막 잠이 들었다' 고 하시면서, 저에게 건네 준 것은 줄도 맞추지 못한 크기도 제 각각의 글씨로 눌러 쓴 상장 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날 유치원에서 아이 생애 최초의 '구연동화 참 잘했어요 상'을 받았는데(상장이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A4 용지 반 크기에 참 잘했어요 도장이 찍힌 구연동화 상 이었다) 이걸 본따서 엄마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열심히 만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한글도 제대로 다 깨우치지 못한 아이였는데, '..... 엄마에게 이 상장을 줍니다.'로 끝나는 상이었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아이를 키워 본 엄마들은 아실거라 믿습니다. 그 때 제가 한 말이 '이 상은 노벨상보다 더 귀한 상이네요( 적어도 저에게는!)' 였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그 귀한 상을 잃어버렸습니다. 코팅까지 해서 벽에도 걸었다가, 앨범에도 끼워 놓았다가 아이의 어린 글씨체 그 모양대로 복사해서 퀼트 작품에 수를 놓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이리저리 가지고 다니다가 작품도 못한 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집안을 다 뒤집어 놓다시피 찾아보았으나 전재산이 들어 있는 금고라도 잃어버린양 머리가 텅 비고 그 소중한 것을 잘 간직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뭐 종이한장 가지고 그런 호들갑이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7살짜리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기에도 고단한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 그리고 매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 순수하고 여린 사랑!을 잃어버린 못난이 엄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식이 주는 상을 받을 자격도 없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채셨지요?


상이라는 것은 간직할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소중한 것이지요. 노벨상이라는 명예나 현물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상을 소중히 여기고 간직할 줄 아는 사람에게나 누릴 자격과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한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 준 이 상을, 바보같은 저처럼 그저 기분 좋아 남들에게 자랑하려는 정도로 여기다가, 결국은 잊고(잃고) 마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의 소중한 한글로 고뇌하며 적어 내려갔을 작가의 그 정신과 시간들, 한 글자 한 글자에 자신의 혼을 불어 넣었을 인간에 대한 사랑을 절대 잊지 말아야 우리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위대한 국민의 자격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노벨상과 한강 작가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잘 간직할 보물인지 생각 해 보는 밤입니다.


**2024년 12월 9일에 쓴 글 **

※ 최근 노벨평화상을 받은 한 여인이 이 상의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울트라파워 마초남에게 그 상을 양도 하는것을 보고, 그 이유보다는 그 상의 의미와 상징성 그리고 수여자와 그녀를 응원했을 사람들의 정서적 심리상태에 대해 생각하며 이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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