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나는 때로 눈이 시리도록 화사하지만, 때로는 어울리지 않게 칙칙하고 어두운 면도 품고 있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내가 온전히 들어갈 제자리를 찾는 과정은 늘 고단합니다. 어떤 날은 주변과 어우러지지 못해 미워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홀로 유독 돋보여 당혹스럽기도 하지요. 하지만 나는 압니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와 맺는 '만족스러운 연결'이야말로 내 존재의 이유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 연결의 과정이 늘 부드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날카로움과 완벽한 조화에 대한 간절한 갈망 끝에, 때로는 서로에게 피 흘리는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바늘 끝에 찔리는 아픔을 견디며 한 땀씩 나아가는 인내 없이는 결코 완성에 닿을 수 없으니까요.

나를 대할 때는 '적당함'의 미학이 절실합니다. 관계가 너무 팽팽하면 실이 끊어지듯 마음이 상하고, 너무 느슨하면 형체가 무너져 속이 뒤집어집니다. 나누면서도 이어주어야 하고, 덮어주면서도 은근히 드러내 보여야 하는 참 까다로운 존재입니다. 은은한 파스텔 톤의 평온함이 좋다가도, 가끔은 쨍한 상큼함에 매료되어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지요.

도대체 나라는 존재가 무엇이기에 당신은 잠 못 이루며 이토록 진지해지는 걸까요? 나는 당신에게 몰입을 강요한 적도, 사랑을 구걸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약속할게요. 당신이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시 태어나는 순간 세상에 없던 환희와 기쁨으로 그 노고에 보답해 드리겠노라고 말입니다.

당신은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어디든 함께 가고 싶어 하지만, 나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오직 인내의 시간을 견딘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작고 째째한 것들이 아웅다웅 모여 서로의 어깨를 기댄 채,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서로 이어져 더 예쁘고 당당해지자"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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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다웅 모인 작은 조각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운명을 바꿀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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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당당한 아름다움."

나의 정체는... 바로 '퀼트(Quilt)'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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