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읽는 두 개의 거울
꼭 추석 명절이 아니더라도, 밤하늘에 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듭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지요. 매번 차고 기우는 자연물에 무슨 전능한 힘이 있겠느냐마는, 우리는 너무 눈부신 태양보다는 우리네 인생을 닮은 달을 보며 더 깊은 감상에 젖어들곤 합니다. 보름달처럼 환하게 빛날 때도, 그믐달처럼 마음이 한없이 쪼그라들 때도, 잠시 쉬다 보면 다시 차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니까요.
일 년 중 가장 크고 밝다는 한가위 보름달을 대하는 동서양의 시선은 사뭇 흥미롭습니다. 서양에서는 보름달을 으스스한 징조로 여겨 '13일의 금요일'이라도 겹치면 재앙이 닥칠 듯 문을 걸어 잠그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은 손에 손을 잡고 달맞이를 가며 간절한 소원을 빕니다. 똑같이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두고 어쩌면 이렇게 정반대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마도 동양의 농경 문화에서 달은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음력이라는 특별한 시간 개념 속에서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같은 큰 명절은 모두 달의 주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달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달력과 같았지요. 예부터 임산부들이 밝은 달을 보며 태어날 아이의 복을 빌었던 것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달처럼 아이가 세상을 밝게 비추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입니다.
반면 서양 신화 속에서 달은 태양에 비해 다소 변덕스럽고 신비로운 존재로 그려지곤 합니다. 이성과 합리성을 상징하는 태양의 반대편에서 무의식과 환상, 때로는 공포를 상징하는 거울이 된 것이지요. 유목과 사냥 문화가 발달한 서양에서 밤의 어둠은 늑대인간이나 마녀 전설과 결합하여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상반된 시각에도 불구하고 달이 우리에게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입니다. 그 변화를 공포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새로운 희망의 예고로 받아들일지는 결국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 (지인들에게 선물했던 차 키 케이스)"내 손안에 들어온 작은 보름달. 이 키 케이스를 선물 받은 이들이 행복해했던 건, 아마도 매일 마주하는 일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운을 쥐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래전 퀼트 패키지로 이 보름달 키 케이스를 참 많이도 만들었습니다. 제 손을 떠나 누군가의 곁으로 간 이 보름달들은 주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요. 손때가 묻어 꼬질꼬질해져도 소중히 간직하며 자랑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만드는 내내 바늘에 찔렸던 손가락의 고단함도 눈 녹듯 사라지곤 했습니다. 비록 이제는 손마디가 예전 같지 않아 더 이상 많이 만들 수는 없지만, 그때 나누었던 온기만큼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보름달처럼 남아 있습니다.
오늘 밤, 달이 유난히 밝게 느껴진다면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보름달을 보며 우리 마음도 둥글게 다듬어보고, 조금씩 기우는 달처럼 욕심도 살짝 비워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타로 카드 한 장을 가만히 뽑아보시길 권합니다. 소원을 생각하며 뽑아도 좋고, 삶의 조언을 구해도 좋습니다. 그 카드 한 장에 담긴 메시지가 당신의 마음을 달빛처럼 은은하게 비춰줄 것입니다.
소원은 달에게 빌고, 답은 카드에게 들어보세요. 사실 당신이 찾던 답은 이미 당신 안에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드는 그저 당신의 확신을 돕는 다정한 친구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