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아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더라. 과연
“엄마 너무 힘들고 집에 가고 싶어요.”
라고 하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단다. ‘더 캠프’ 앱을 열어보니 첫째에 이어 둘째를 군대 보내서 주변에서는 한번 보내봤으니 괜찮지?라고 했다는데 이런 일은 적응하는 게 아니어서 눈물 나는 건 똑같다는 어느 엄마의 글이 공감이 돼서 눈앞이 흐려지더라. 사실 엄마 스스로도 괜찮을지 알았거든? 근데 그게 아니더라.
일정이 있어 오전 11시 넘어 나가려고 현관문을 여는데 아들 옷과 신발이 담긴 박스가 도착해 있더라. 얼른 박스를 뜯으며 혹시 편지라도 있을까? 찾아보니 마침 편지봉투가 보이더라. 아들이 몇 자라도 적어 보냈나 보다 설레면서 가방에 넣고 버스를 타러 가며 얼마나 기대감이 크던지. 버스가 10분 이상 기다리는 화면이 떠서 엄마는 재빨리 봉투를 열어보는데...
네가 가져갔던 입영통지서와 병원내역서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아! 급 실망감이 엄습했어. 반전이었어. 그래도 오후 1시에는 전화통화 할 수 있으니 뭐 금방 마음이 수습됐지. 지하철 타고 가는 중에 오면 어쩌나 했는데 진짜 강동으로 가는 중간에 기다리던 아들에게 전화가 왔지.
“엄마!”
며칠 만에 듣는 목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지하철이라 크게 말도 못 하고 기쁨도 맘껏 표현 못했네. 그러다 엄마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해서 약속이 늦었는데도 엄마는 중간에 내렸지. 생활관에서 모든 동기들이 한꺼번에 하니 엄청 잡음이 많이 들리더라.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겠지.
‘얼른 집에 전화해야지’라고 말이야.
“지내는 건 어때? 많이 힘들지?”
“생각보다 밥도 맛있게 나오고요. 그렇게 힘들게 훈련 안 해요.”
“그래? 다행이다. 주변에 코 고는 사람 있을까 봐 걱정했잖아? 그건 어때?”
“네 다행히 코 고는 사람 없어요.”
씩씩하게 대답하는 아들의 목소리에 엄마는 안심이 되더라. 그리고 분대장 되는 거에 지원하는 도전을 했다는 말도 자랑스럽게 해서 얼마나 듣기 좋던지. 뭐든 의욕을 갖고 하고 있어서 듬직한 마음이 들더라.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기적도 만들고 있고 말이야. 아들과의 통화는 엄마에게 행복 비타민이었어.
오늘은 ‘하지(夏至)’로 1년 중 낮길이가 가장 긴 날이고 여름에 이른다는 뜻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날이었어. 생각보다 어제 비가 와서 선선했고 해가 구름에 많이 가린 날이었지만 저녁 8시 다되어 해가 질 때는 아쉬운지 핑크빛 노을로 하늘을 아름답게 색칠하더구나. 뜨거운 여름이 되겠지만 엄마에게도 아들에게도 도전의 여름, 가치창조의 여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형이 군대 갔을 때 썼던 이모티콘을 다시 쓰게 됐구나. 금세 삼 년이 훌쩍 지났네. 내일도 목소리 들을 수 있어 엄마는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려고 해. 오늘도 기원과 사랑을 보내며.
2025년 6월 21일 다섯째 날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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