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 ktx를 타고 이제는 집으로 간다. 아! 역대급 더위를 잔뜩 먹고 가는 중이다. 양산도 부채도 더위를 막을 순 없었다. 얼굴과 팔이 많이 그을렸을 거다. 아들의 부재는 문득문득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먼저 송도 해수욕장에서 혼자 케이블카 탈 때와 저녁을 혼자 한 상 차려 먹을 때가 그랬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빛에 더 쪽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볼 때 그랬다. 이바다를 너무 좋아하는데... 머 그래도 회에다 혼자 맥주도 마셨다. 영화 변호인을 찍었던 흰여울 문화마을 산책할 때 태양빛에 타는 줄 알았다. 동남아나 중국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보이는데 무지 힘들어 보였다. 모자도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데 걱정스러웠다.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나도 못 견딜 정도다. 겨우 들어간 카페는 나밖에 손님이 없었다. 이럴 수가! 썰렁. 선택 미스.
송도로 이동해 케이블카 탈때와 태종대 유람선을 딸 때는 그럭저럭 시원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태종대의 기암절벽과 주상절리가 한 폭의 장관이었다. 파도가 연신 부딪친다. 송도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본 바다가 제일 예뻤다. 어쩐지 그곳을 산책할 때는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왔다.
케이블카 직원들이 헉헉 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깜깜한 밤 고마운 열차는 편안한 집으로 나를 실어 나르고 있다. 아쉬운 건 일정표에 청마 유치환이 시에 썼던 우체국을 못 가봤다. 가이드한테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다.
소녀시절 낭만적인 감상에 빠지게 했던 시다.
사랑하는 사람이 시인 이영도였다 한다. 이미 유치환은 기혼자였는데 사랑은 막을 수 없었던 거 같다 편지를 오백통이나 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