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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빅 Apr 26. 2023

퇴사 후 리프레시 여행 (4)

이탈리아 여행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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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Milano)

20대 초 군에 다녀오기 전 첫 유럽 배낭여행을 경험하고 나서는 항상 유럽에 대한 갈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 이후에 여러번 유럽여행을 왔었는데 나에게는 이탈리아가 최고의 여행지였던 것 같다. 일단 물가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저렴하고 도시별로 색깔이 너무 달라 여러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축구와 쇼핑을 좋아했던 젊은시절의 나는 밀라노라는 도시를 좋아했고 매번 여행할 때마다 일정에 넣곤 했었다. 그 이후 어쩌다 보니 30대 시절의 나는 이탈리아보다는 다른 국가 여행을 선택하게 되었고 밀라노에 마지막으로 온 것이 2010년 이었던가(?) 오래도 되었다.


볼로냐 중앙역에서 고속철 Italo를 타고 약 1시간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덕분에 왕복 29유로라는 저렴한 금액에 교통비를 아낄 수 있었다. Italo라는 고속 사철이 생기고 난 후부터는 이탈리아 여행의 질이 달라지는 것 같다. 교통비도 좀 더 저렴해 지는 것 같고...


하루종일 밀라노를 돌아보고 저녁에 볼로냐로 돌아가는 일정이기 때문에 체력을 아껴야 한다. 두오모까지 도보로 40분 정도 나오는데 굳이 지하철을 탔다. 두오모역에 내려 입구 밖을 나오는 그 계단에서 밀라노 두오모가 눈 앞에 등장했다. 나이를 많이 먹긴 했나보다. 왜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알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두오모 광장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각국의 관광객이 모여 있었고, 모두들 모델이라도 된 듯 한 껏 멋을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혼자 간 나는 그 와중에 셀카 몇방 박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밀라노 두오모>  

밀라노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로 이탈리아 내에서도 유명하다. 정식 레스토랑을 찾기 보다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피쩨리아(Pizzeria)를 검색해놨다. 예전 나폴리에 방문했을 때 인상깊게 방문했던 피쩨리아 ‘지노 소르빌로(Gino Sorbillo)’ 분점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오픈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뭔가 나폴리에서 먹은 그 느낌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나폴리라는 지역이 주는 그 감동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마르게리타 부팔라 한 판을 든든하게 먹고 밀라노 구경을 시작했다.

<피쩨리아 지노 소르빌로>

따로 어딜 가봐야겠다 계획한 건 없었다. 평소 스트릿 패션에 관심이 많아 몇 몇 유명 편집샵과 브랜드샵 정도만 즐겨찾기에 넣어 놨었다. 곧 우리나라에도 오픈 예정이라는 ‘Supreme’ 매장을 방문했다. ‘개가 똥을 끊지’ 뭔가에 홀린 듯이 티셔츠 몇 장과 모자를 결제해 버렸다. 지출은 더 이상 없었지만 그 이후에도 다양한 편집샵과 브랜드샵들을 방문해 보았다. 나름 인테리어와 제품 디피에 대한 시장조사(?) 차원이었다. 참고로 난 의류사업 또는 카페사업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훗ㅋ).

<밀라노 슈프림>

밀라노는 밀라노다. 길거리에 TV에서 본 것 같은 모델, 셀럽의 분위기를 풍기는 다양한 멋쟁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2~3시간을 걷고 나니 지치기도 하고 목도 마르고 이 때 발견한 오아시스 ‘스타벅스’. 이탈리아인들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커피(카페)는 에스프레소, 최대한 양보한 것이 카푸치노, 마끼아토 정도이다. 커피 안마시면 하루 시작이 안되는 나로서는 이번 여행에도 쓴 에스프레소 카푸치노를 번갈아 수혈했다. 유일하게 밀라노에만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아아 그란데 한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다시 느꼈지만 에스프레소는 무슨 커피는 아아다. 커피 한잔에 30분간 자체 휴식 후 두오모 앞 거리 연주자들의 공연도 구경하고 주변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밀라노 두오모 주변>

작년부터 새로 생긴 취미가 있다. 아직도 초보지만 와인에 관심이 생긴 것이다. 밀라노 와인샵(enoteca)들을 둘러보며 뭐 살만한 와인이 없는지 찾아봤고, 그 중 맘에 드는 샵이 있어 두 잔정도 마셨다. 이탈리아는 와인이 생활화 되어있기도 하지만 우선 잔으로 마실 수 있는 와인바가 많고 그 안에서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혼자서 마시기엔 최고의 환경이다. 이탈리아 여행시 식당에서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괜찮은 와인바를 찾아 한 두잔 괜찮은 와인을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볼로냐에 돌아갈 시간이다. 그 동안 제 시간에 기차를 탔던 것이 기적이었나.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하여 타임테이블을 보니 1시간 연착이다. 얼른 숙소에 가서 김민재의 나폴리와 AC밀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봐야 하는데 어려워 졌다. 마지막 기차연착은 좀 짜증났지만 오랜만에 방문한 밀라노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음은 좀 특별한 장소를 방문하고자 한다.

이탈리아의 청정지역 사르데냐(Sardegna)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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