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처음

초등학교 일학년과 같은 마음인 나

by 강봉희

오늘은 3월 신학기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자기 몸 만한 새 가방을 멘 유치원과 1학년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불안한 마음이 느껴지는 눈으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2학년 아이들은 ‘나는 다 알고 있지’가 느껴지는 여유 있는 눈으로 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눈빛이 보였다.

아이들도 새로운 시간과 환경에 낯설어하는데 어른인 나는 어땠을까? 일 년 만에 학교로 돌아왔는데 학교를 떠난 것이 일 년이 아니라 십 년은 더 된 것 같았다. 교육지원청 1년과 특수학교 3년이 일반학교와의 괴리감이 큰 것이었을따? 오랫동안 근무했던 초등학교지만 1학년 아이들처럼 낯설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젯밤에도 잠이 오지 않아 한 시간 동안 누워서 잠들기만 기다렸고 아침에도 빨리 일어나 가야겠다고 눈이 번쩍 떠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그곳의 방식과 규칙을 배워야 하고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새로운 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했다. 사람을 알아가야 하고 일도 배워야 했고 비공식적인 눈치를 봐서 그런지 저녁이 되면 평상시의 몇 배로 피곤하다. 오늘 1학년 아이들은 어땠을까? 나의 가르칠 특수교육 대상학생들은 어땠을까?

처음은 누구나 낯설고 힘들다. 어른이며 선생님인 나도 처음 온 학교가 많이 힘들었어. 우리 새로운 방식을 배우면서 서로 의지하며 도와주자. 일 년을 보내고 나면 우리 집처럼 편해지고 우리가 받은 만큼 새로 온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을 거야.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갖는 것은 어른이지 아이들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하루만 지나도 벌써 자기 집처럼 익숙하고 친구들과 낯설음 없이 지내고 있었다. 아이들의 적응력은 놀랐기만 하다. 어른인 내가 익히고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었다. 나의 속도는 길게 보고 천천히 가야 했구나.

이 학교에서 처음 시작을 같이 해준 1학년들아 고마워! 너희들이 있어서 선생님도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1학년 아이들이 복도에서 활짝 웃으며 뛰는 모습을 보면서 동지애를 느끼며 나 혼자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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