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가득하니 드라마를 볼 계획이 있는 분은 나가시길 바랍니다
'언테임드' 넷플리스 6부작 미국드라마로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가득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높고 깊은 산과 골짜기,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을 보며 내가 쉽게 가기 어려운 곳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제일 매력적이었다. 수사물과 추리물을 좋아하는 것도 흥미를 끌었다. 처음 시작부터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게 했다.
이야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사건들이 생겼고 각각의 개별 사건처럼 보였다. 과거의 일부터 연결된 사람들과 끊을 수도 없고 떠날 수도 없는 주인공, 정신적 트라우마가 올라와도 자기의 과거 미제사건을 완성하고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연방수사관 테드는 요즘 시대에 볼 수 있는 사람일까 싶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수사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불편한 만남도 서슴치 않는다. 원주민 추장과의 대화에도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모습은 여타의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초반에는 무뚝뚝하고 인간미 없는 사람으로 보였으나 극 중에서 가장 인간적이며 따뜻한 사람이었다. 인간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좀 혼란스럽기는 하다. 인간에 대한 보편적, 객관적인 표현일지, 내가 생각한 주관적 표현일지 말이다.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속도감이 떨어지며 좀 지루해지기도 하고 내가 생각한 전개가 다르게 흘러갔다. 아름다운 국립공원에서 체험하고 즐기려는 평화로운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넓은 요세미티의 지리적 특성을 악용한 인간의 탐욕이 숨어있었다. 결국의 돈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고 우려했던 것이 밝혀졌을 때 나는 다시 인간의 이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였다.
좋은 인간과 나쁜 인간은 구분할 수 있는가? 중죄를 지은 범죄자는 당연히 나쁜 인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죄가 드러나지 않은 범죄자도 범죄자이지만 죄를 숨기면 어떤 사람으로 생각해야 할까? 죄를 지우면 죄가 없어지지 않으나 죄를 숨기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죄를 합리화하고 자기의 잘못을 희석하며 잊으며 살고 있겠지. 누구나 정도의 길을 벗어나 실수하기도 한다. 나도 그렇다. 죄를 깨달았을 때 힘들어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용기를 내지 못하면 되돌릴 수가 없게 된다.
드라마가 끝나고 마음이 무거웠다. 선과 악의 경계가 흐려지고 선과 악이 뒤섞인 인간의 모습은 현재 우리 시대와 다를 것도 없다. 양심에 따라 소시민으로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구나 싶었다. 주인공인 테드는 워낙 독보적인 의롭고 외로운 영웅으로 생각과 말과 행동이 넘사벽이다. 주인공을 만나 요세미티에 스며드는 경찰 출신 순찰대원 릴리는 보다 현실적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테드와 많이 닮았다. 남편의 폭력과 위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의 신념을 지키는 것도 대단해 보였다. 나도 릴리의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
드라마의 여운이 많이 남는다. 처음에는 먹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심적으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요세미티의 풍경도 다시 보고 싶다. 요세미티, 돌로미티, 산티아노 어디든 가야겠다. 내 발로 많이 걷고 인간에 대한 미운 마음을 내려놓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으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