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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Oct 02. 2021

Epilogue.
왜 재테크를 해야 하나요?

- 시대의 변화에 우리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우리가 이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날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너무 심하게 한 방향으로 폭주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지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이야기 같지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유동성을 줄이는데, 이것이 지나치면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을 불러오고 그 경기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버블이 생기면서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이렇게 돌고 돌면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Prologue에서 언급한  <유동성을 줄일 수 없는 인플레이션>과 <유동성을 공급해도 해소되지 않는 디플레이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상기해 봅시다. 앞의 글에서 적은 그 전망이 현실화가 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왔는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을 크게 줄일 수가 없습니다. 디플레이션이 왔는데 아무리 유동성을 부어도 그것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경험 많은 노고수의 눈으로 보면 위와 같은 시각들은 어쩌면 치기 어린 주장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시장은 '이번은 다르다'라는 자신만만한 주장에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답을 돌려주곤 했지요. 그렇기에 새로운 현상과 기술은 단지 시간이 지나면 지나가버리는 한때의 소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기본적인 사이클이 언젠가는 과거와 같이 작동하게 되더라도, 사이클의 간격이 이전보다 더 길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언젠가 사이클이 돌아올 것이다라는 주장은, 시장은 끝없이 성장한다거나 시장은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라는 말과 다른 듯 하지만 사실 큰 차이가 없는 말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이클의 어느 부분에서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야 할 시기에 버블이 붕괴되고 노년이 되어서야 그 회복의 단계가 시작된다면 그 사람에게는 큰 불행입니다.


지난 역사를 보면 폭주하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받았던 경제 계층은 저소득층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위기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하였고, 여유가 있었던 계층은 위기를 이용해서 자산을 불리고 살아남아서 승자 독식의 열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사회의 역동성을 나타내고 새로운 부와 기회를 가져다주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피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자연스러운 섭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씁쓸하지 않겠습니까.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 / 출처 : PIXABAY)


1. 우리가 왜 재테크를 해야 하나요?

-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필자가 그동안 10여 년 정도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에서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본 글은 필자가 그 질문에 대해 내놓은 나름의 답변입니다.


우리는 폭주하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합니다!


앞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는 방안은 성장이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산업도 사회도 국가와 인류도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폭주하는 괴물로부터 그 구성원을 지킬 수 있습니다. 개인도 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와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과 자존심, 그리고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 재테크를 이야기하면 백안시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돈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온 영향일까요? 어쩌면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봉건적인 사고방식이 아직 은연중에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다루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분들 중에도 여전히 '주식투자 = 도박'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나오는 엉뚱한 경제, 산업 정책을 보면 최소한 이런 자리는 주식투자 경험을 감점 요인이 아니라, 가산점으로 줘야 하는 것은 아닐지?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막연히 불로소득이라는 것에 대하여 무조건 부정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자본주의가 가져온 양극화와 지나친 부의 집중, 노동의 소외라는 중요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하는 것은 고결한 이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삶으로 직접 실천하는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지요. 하지만 최소한 주식회사라는 것이 어떤 이유로 생겼고, 인류의 삶에 어떤 발전을 가져왔는지를 수박 겉핥기 수준이라도 공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철도, 전구, 항공기, 반도체, 인터넷 등은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게 해 준 자본의 힘으로 성장한 산업 들입니다. 당장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없다면 대부분의 일자리도 사라질 것이겠죠. 


2015년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S&P가 글로벌 금융이해력을 조사한 자료 상 글로벌 최고점은 71점이었는데, 우리나라가 받은 점수는 33점으로 세계 77위 수준이었습니다. 자극적 이게도 아프리카의 가봉, 우간다보다 낮다고 많은 논쟁이 되었지요. 조사 결과의 신뢰성은 차처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기본 금융 교육이 부실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각종 금융 사기 사건, 은퇴자의 노후 빈곤, 심지어 IMF 때 우리나라의 국부가 헐값에 외국으로 넘어간 것은 이러한 금융이해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분명 우리나라에는 2009년 제정된 '경제교육지원법'까지 있는데 말이죠.


뒤늦게나마 정부나 정치인들의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국민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 또한 꽤나 긍정적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선거에서의 표로 승부를 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해관계자가 많아진 것은 그 자체로 관심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인터넷 매체의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각종 매체에서 경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빈도와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지금 S&P가 같은 조사를 하면 이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테크의 필요성에 대하여 풀리지 않은 의문을 가지고 있거나,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글의 마지막은 짧게 3개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끝맺고자 합니다. 



2. 실물 경제가 좋지 않은데 재테크 수익이 날 수 있는 것인가?

- 실물 경제는 좋지 않다. So What?


(1) 대도시로 몰리는 사람들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는 대도시 특히 수도로 사람이 몰리게 됩니다. 영화나 문학작품 등을 보면 산업화 시대에 농촌에서 도시로 일거리를 찾아서 이주한 사람들이 겪는 각종 고난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대도시는 절대적인 일자리가 많으며,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을 요하지 않는 일반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실업은 사람들을 도시로 모이게 한다 / 출처 : PIXABAY)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높고 선호되는 일자리의 수 (공공기관, 대기업 본사, 유망 벤처기업 등) 또한 대도시가 많습니다. 구직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서울 및 수도권 근무가 가능한지 라고 합니다. 조금 불편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의 건설 및 투자 하한선이 화성, 이천, 용인 등 경기 남부라는 것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상업용 오피스 시장이 코로나로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판교와 분당의 오피스 시장은 빈 물건을 찾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결국 소득이 적은 사람들도, 소득이 많은 사람들도 대도시,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며, 당연히 사람들이 몰리면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수요층의 소득, 자산 양극화가 같이 적용됩니다. 실물 경제의 위기로 고난을 겪는 집단은 자영업자, 중소기업, 단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코로나 사태만 보아도 대기업, 공무원 등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해고의 위험을 덜 받으면서 늘어나는 기업 이익의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즉 서울 등 대도시의 주거용 아파트의 수요층은 경기 침체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고, 오히려 유동성 공급의 힘을 빌어 더욱 자산 축적을 하였기 때문에 주택 시장 내에서도 고가 주택의 수요층은 더욱 늘어나고, 저가 주택의 수요층은 약화된 양극화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2) 대기업으로 몰리는 돈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 지수의 영향력은 당연히 시가 총액의 비중이 높은 대형주가 더 큽니다. 경기 침체로 상황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우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비중도 낮을 것이고, 상장되어 있다 하여도 그 비중은 매우 낮을 것입니다. 단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10% 변동하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수십조 원입니다. 이 정도면 단순하게 보아 시가총액 1천억 규모의 기업 수백 개의 영향력과 비슷하겠군요.


2021년 7월 말 KOSPI 시가총액 Top 10 종목을 기준으로 2019년과 2020년 국내/해외 매출 비중 자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국내/해외 매출이 직접적으로 수출/내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자료는 각 기업이 직접 공시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현황 공시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시가총액 순위는 2021년 7월 말을 기준일자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대기업들의 국내, 해외 매출 비중 / 출처 : 각 회사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현황 공시)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 6위인 삼성전자 우는 제외)의 합산 시가총액은 KOSPI 전체의 50% 수준입니다. 거의 지수의 등락을 좌지 우지 한다고 하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군요.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총 6개,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는 3개입니다. 현대차는 국내/해외 매출 비중이 거의 반반입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 SDI는 기업을 직접 상대하는 비중이 높은 B to B 회사입니다. 그리고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NAVER, 카카오, 셀트리온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2010년대의 산업 trend, 특히 코로나 시대에 수혜주로 꼽혔던 비대면, 플랫폼, 바이오산업이라는 점입니다. 


간단한 자료만 봐도 실물 경제의 하락(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부진)이 주식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KOSPI 시장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기업들은 시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거나 오히려 수혜를 받은 기업들입니다.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물 경기가 주가 지수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 결론적으로 실물 경제가 좋지 않아도 재테크 수익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심한 경우에는 안타깝지만 실물 경제를 좋지 않게 하는 원인이 재테크 수익을 좋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3. 아파트 키즈, 자본주의 키즈 

- 구성원이 바뀌면 시대도 바뀐다.


(1) 아파트 키즈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도입된 시기는 1970년대 ~ 1980년대, 즉 지금의 30대, 40대의 출생과 성장 시기와 맞물리는 시기입니다. 현재 30대, 40대의 많은 이들이 아파트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부터 아파트에서 자라온 사람들입니다. 20대 이하에서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유년기의 경험은 사람들에게 마치 DNA처럼 각인된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를 받치는 허리 연령대의 많은 이들에게 '주거용 부동산 = 아파트'라는 관념은 깊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것이 그들의 자녀 세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50대 이상의 많은 분들은 “아파트, 성냥갑처럼 답답하고 좁고 이웃 간 정도 없고, 대체 뭐가 좋아서 이렇게 열광하느냐?”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0대, 40대 그리고 미래 세대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이웃들과 오손도손 사는 것은 불편하지 않은가?”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아닙니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서로의 경험과 인생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생각이 달라지게 된 것이지요. 다만 현재 대한민국의 주거 정책을 결정하고 있는 세대는 대부분 50대 이상의 세대입니다.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은 결국 이러한 소비층에 대해 간과한 것이  원인이 아닐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세대가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웃고, 힙지로와 레트로에 열광한다고 하여, 자신이 생활하는 주거 문화에까지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꽤나 곤란한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2) 자본주의 키즈


역시 50대 이상의 세대에게 ‘자본주의’ 란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외부에서 주입받은 것이거나 산업화 초기의 각종 부조리와 마주하며 그 모순을 심하게 인식하게 했던 사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30대, 40대에게 자본주의란 태어났을 시점에는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보완이 되며,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사상입니다. 


소비하고 소비되는 삶. 다른 이와의 경쟁을 당연시하고 성취를 위해서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체득한 세대입니다. 지금의 세대는 생산과 소비, 삶의 영위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이전 세대들과 똑똑한 운동가들이 강조했던 문제 투성이의 체제가 자본주의라는 것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었던 경제 체제 중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체제가 자본주의라는 것 또한 머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1997년 IMF 사태입니다. 한창 사회에서 일을 하던 중장년층은 믿었던 회사의 부도에 한순간 일터를 잃었습니다.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의 꿈에 부풀었던 청년들은 일순간 닥친 한파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의 어깨가 작아 보이고 어머니의 주름이 늘어난 것을 보며 우리 어린이들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음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30대, 40대는 IMF 이후 회복될 수 없고 우리가 평생을 안고 가야 할 상처가 남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사회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평생직장은 없고, 월급 만으로 이 험난한 시대에 나와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없다는 것. 신성한 노동의 가치라는 말은 여유 있는 자들의 풍월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지닌 자본주의 키즈가 본격적으로 사회의 주축이 된 것입니다. 


☞ 경제의 움직임은 당연히 경제 주체의 심리와 환경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 움직임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한창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30대, 40대의 성격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돈돈돈, 거기에 어떤 (고상한) 가치가 있는가?

- 단순한 자산을 넘어.


(1) 집은 사는(live) 곳이기에 이렇게 비싼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아파트는 단순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주식 시장도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을 합니다.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곳이 아니다”라고요. 저 또한 그 말에는 공감합니다. 그리고 바로 집이 사는(live) 곳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가격 상승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 지역의 40년이 다 되어 가는 아파트와 어느 지방의 1년 된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어디가 더 비싼가요? 집이 단순하게 사는(buy) 자산이라면 낡고 불편한 콘크리트 덩어리보다 새것이고 편리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더욱 비쌀 것입니다. 하지만 집이란 것이 결국 사는(live) 공간이기에 낡고 불편하지만 전자가 더 높은 가치를 받는 것입니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각종 유형무형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 출처 : PIXABAY)


생활환경, 교육환경, 의료환경, 문화환경이 우월합니다. 월급을 받아 가족을 부양할 일자리의 양과 질 또한 전자가 압도적입니다. 비싼 집은 다가오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소득 상실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가족을 보호해줄 최후의 방파제입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족의 인생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분명히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주거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면 어떻게 집을 buy 하는 것이 가족의 인생을 live 하는 것과 무관하다고 경솔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2) 주식이 도박이 아니라, 주식을 도박같이 하는 것이 문제지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은 단순하게 돈을 넣고 돈을 불리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가 평생직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내가 그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면 50세만 넘어도 직장에서 일을 그만둘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100세 시대가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번 돈만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은 회사의 주인(주주)이 된다면 비록 나는 일을 그만두더라도, 그 회사는 주인인 나를 위해 일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내가 지금껏 일터에서 쌓아왔던 경험과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나이를 먹은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에 적응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수십 년 택시를 운전하던 사람이 자율주행차가 대중화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프로그램 코딩을 배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내 돈은 변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식 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00여 년 전 스페인 독감 시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지만 인류는 그저 빠른 종식을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1년, 더욱 인구가 많아지고 교류는 늘어났지만 100년 전과 비교하면 사망자 수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으며, 인류는 불과 6개월 만에 불완전하지만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여 코로나와 싸우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초기의 런던, 수많은 이들이 공해와 오염으로 죽어갔으며 위험한 직업에 투입된 사람들은 사고와 육체의 훼손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산업의 발전이 지구를 파괴해 갔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였습니다. 2021년,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공장의 위험도는 꾸준하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파괴가 우리의 문명을 파괴할 것이라는 경각심이 일반 대중에까지 본격적으로 각인되었고,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파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이 만든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탐욕스러운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대중이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대가 생각하는 기업은 단순하게 돈을 벌고 물건을 사고파는 곳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점점 새로운 시대를 열고 앞으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식투자 또한 단순하게 자산을 쌓는 것을 넘어, 기업에 투자를 함으로써 인류의 진보에 한 손을 거드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초기 단계지만 최근 들어 꾸준하게 회자되고 있는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의 움직임은 주식 투자의 새로운 가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5. 공포와 탐욕을 넘어

- 차마 쉽다고는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재테크는 시간을 들여서 작은 싹을 키워가는 것 / 출처 : PIXABAY)

투자는 위험한 것입니다. 언제든 손실의 위험의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여도 시기를 잘 만나지 못한다면 어지간하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준비를 하고 고민해도 한순간에 우리가 모은 소중한 돈과 노력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공포, 그것이 재테크의 길을 막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버블이 터지는 타이밍을 노렸다가 바닥에서 투자를 하겠다." 하지만 지난 역사는 위와 같은 말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위의 말을 실현에 옮기려면 언제가 바닥인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경험이 없고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것을 대략적으로라도 맞추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지가 않겠지요? 결국 재테크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전 투자를 하지 않는 투자 공부'라는 말은 모순적이거나 별 의미가 없는 말이 될 것입니다. 


어떠한 자산에도 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 위주로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안전하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바로 자산 가격의 하락 (Short) 및 현금 가치의 상승 (Long)에 투자를 하고 계신 것입니다. 똑똑하신 분들은 자산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영끌 투자가 위험하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기는 한데, 안타까운 것은 그들 중 어떠한 분들도 현금에 올인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는 것을 잘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려주는 이가 없기에 뒤늦게서야 많은 분들이 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에 빠져서 뒤늦게야 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큰 낭패를 보고 시장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결국 답은 우리가 공포를 딛고 길을 나서는 것입니다. 공포를 극복한다는 것은 어떠한 겁도 없이 칼춤을 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그냥 겁대가리를 상실한 것이겠지요. 공포를 극복한다는 것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마음이 두근거리면서도 해야 할 것을 위해서 발을 내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투자를 통해 성취를 거두신 분들은 일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긴 시간 동안 공포를 극복하고 차분히 준비한 결실을 즐기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당연히 투자 구루들의 좋은 격언들을 잘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이시겠지요. 


그런 분들에게 이런 말은 불필요한 덧붙임에 지나지 않을 것이겠지만 결국 우리는 지나친 탐욕 또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법칙이 아닌 바에야 절대라는 것은 없습니다. 투자의 세상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역사는 자산 시장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한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아파트 가격이 그랬고, 미국의 주식 시장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또한 언제나 돌발적인 악재로 자산 시장의 출렁임이 발생할 수 있음도 보여주었습니다. 


그 출렁임을 버틸 수 없는 사람에게는 그 언젠가 올라간다라는 말은 잔인한 말이 될 것입니다. 당장 주택 가격이 떨어졌을 때 무리한 대출을 받고 그 대출을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은행은 한순간에 동반자에서 채권자로 바뀔 것입니다. 주가 지수가 계속 우상향 했다고 하지만 그 지수에는 그동안 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퇴출된 수많은 기업들의 눈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다시 순풍이 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 지나친 탐욕을 경계하고 Hedge를 항상 고민하는 것 또한 지금의 성취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항상 품고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때로는 재테크 공부가 지루할 것입니다. 용어는 어렵고 공부할 분량은 시대가 복잡해져 갈수록 더욱 많아져 갑니다. 계속 공부해도 크게 실력이 늘어난 것 같지도 않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고 깜깜한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겠지요. 그리고 때로는 경험이 적은 초심자들이 바람을 잘 타서 큰 수익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열심히 했던 공부가 모두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대가들은 결국 그 지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항해한 끝에 새로운 육지를 찾아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항구에 머무르기만 하는 배는 태풍을 만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배로서의 본성은 잃어버리고 말겠지요. 지금까지 적은 부족한 제 글이 여러분이 항해를 준비하고 배를 띄우는데 아주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것으로 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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