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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Oct 05. 2021

美中 패권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2)

- 이솝 우화의 박쥐가 되지 않으려면

(1편에서 이어집니다)


3. 개발 도상국에 대한 인프라 투자.

- 미국과 중국이 보내는 러브콜의 이유


물론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는 첨단 산업의 생산 기지를 자국 내에 구축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목표를 위해서는 하나의 퍼즐이 더 맞춰져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미국의 4대 산업 공급망 중 동맹과의 협업이 원활하게 되어도 해결이 어려운 항목인 ‘희소광물’의 issue입니다.


이들 희소광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주요 전략 목표인 반도체와 배터리의 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또한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어떤 첨단 산업에 어떤 광물이 들어갈지 알 수 없습니다. 산업이야 미국 내 공장을 지어서 해결할 수 있겠지만 땅에 묻혀 있는 광물은 원산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美中 패권 전쟁은 이러한 ‘희소광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확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의 chapter인 ‘기후위기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대응과 함께 미국의 글로벌 패권 유지를 위해서도 본 지역에 대한 투자를 망설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G7 정상회의 / 출처 : 구글 이미지)


현재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3개 종류입니다. 그나마 리튬과 니켈의 상황은 나은 편입니다. 리튬의 경우 일반적으로 광산이나 소금호수에서 추출이 되는데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르헨티나와 칠레에 매장 비율이 높으며, 동맹국인 호주의 매장량도 높은 편입니다. 니켈의 경우 최대 산지는 인도네시아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선제적으로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해당 지역의 생산과 가공에 영향력이 큰 상황입니다. 그나마 호주나 브라질 등 다른 매장처가 있으니 인도네시아의 의존도가 높지만 공급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골치 아픈 것은 코발트입니다. 글로벌 매장량의 50% 이상이 콩고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콩고의 경우 미국과 외교 관계가 좋지 않고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입니다. 일찍부터 중국이 채굴과 가공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었고요. 글로벌 코발트 정제 시설의 7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보니, 미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역 분쟁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를 수출 금지한 것과 같이 언제든 자원 무기화를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지요. 


결국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대체 원재료를 개발하거나 기존 사용 배터리에 대한 재사용 등을 통해 공급망 편중을 극복해야 하겠지만, 당장은 외교적인 움직임과 경제적 원조 등 개발 도상국에 대한 중국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미국과 EU가 중국을 때리기 위해 명분으로 하고 있는 인권 문제 및 강제 노동에 대한 이슈가 큰 국가들이 대다수입니다. 즉 중국을 인권 문제로 공격하면서 이들 국가에서 인권에 문제가 있는 방식으로 자원을 공급받는 것도 모순입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EU 등의 선택은 명확합니다. 개발 도상국에 대한 적정 수준의 투자는 필수적이라는 것이겠지요. 



4. 우리나라도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시기가 아닐 텐데.

- 돈도 문제고 눈치도 봐야 하고


(1) 당장 미국으로 기업들이 나간다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합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원자재를 수입해와서 그것을 가공한 후 중간재 또는 완성품으로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선진국들은 제조업 공장은 산업화 중인 국가로 보내어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금융, IT 등 자본 산업은 국내에 두는 식으로 부를 쌓아왔습니다. 원재료 (개발 도상국) – 제조, 가공 (중국, 한국 등 산업화 국가) – 금융, 소비, 투자 (선진국)의 글로벌 공급망이 수십 년간 구축된 것이죠. 하지만 美中 패권전쟁, 코로나19, 선진국의 제조업 붕괴와 양극화에 따른 불만 누적은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 또한 내부적으로는 신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유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리쇼어링 기업은 수십 개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경련이 작년 7월 발표한 『미국, EU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리쇼어링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유턴기업법 시행 이후 현재(2020년 8월)까지 복귀한 기업이 74개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한 리쇼어링 의향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대기업의 3%, 중견 기업은 5.6%, 중소기업은 8% 정도만이 리쇼어링에 긍정적 답변을 보낸 상황이라고 합니다.


(미국, 한국 리쇼어링 현황 / 출처 : 전국경제인연합회 홈페이지)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에서 공장을 옮겨오는 것만 리쇼어링 개념으로 보고 있는 반면, 미국과 EU는 원재료, 중간재의 수입을 국내 기업으로 대체하는 것도 리쇼어링의 범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위의 자료는 과장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조금 더 우리나라의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미국이 작심하여 첨단 산업을 자국 내 육성하고자 하는 시기입니다. 물론 대놓고 요청을 받고 있는 쪽은 삼성, 현대, SK, LG 같은 대기업들이지만 이들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게 되면 이런 대기업들의 공급망에 포함되어 있는 중견/중소기업도 같이 진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고용과 세금을 담당하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그렇게 반가운 눈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글로벌 법인세가 정착된다는 전제 하에서는 더욱더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들 업체의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기업의 육성,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 등과 함께 현재 해외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0년 6월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중소기업의 리쇼어링 활성화 방안 연구』 에서는 리쇼어링 활성화를 위해, 노동/환경 규제 완화, 보조금 지원 한도 상향과 수도권 부지 확보 등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유턴하는 기업의 입장만 고려해서 근로자의 임금을 낮게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정부의 지원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최근에 민관 협업을 통해 '캐스퍼'라는 차량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광주형 일자리 같은 시도가 많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광주형 일자리 / 출처 : 광주광역시 홈페이지)


(2) 전쟁이 나면 애매하게 줄 타는 놈이 가장 먼저 맞는다. 


또한 우리나라가 기업들의 리쇼어링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바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美中 무역분쟁과 THAAD 배치를 놓고 중국이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에게 보복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그때의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단 과거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 것이 2020년 이후로도 게임, 엔터테인먼트(아이돌 산업) 등 우리나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 하는 산업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더군다나 앞으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2021년 7월 미국은 네덜란드의 ASML이 반도체 핵심 장비를 중국에 팔 수 없도록 압박을 하였다고 합니다. 만약 이것이 중국 국적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다른 나라 기업의 공장까지 적용되게 된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도 꽤나 골치 아픈 상황이 될 것입니다. 당장 대만의 글로벌 No.1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TSMC도 미국의 압력에 의해 중국 내 공장 증설에 제동이 걸렸다는 말도 있습니다.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모범적인 답변은 당연히 양국의 기분을 크게 상하지 않게 하는 범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솝우화의 박쥐 이야기에서 보듯이 전쟁에서는 애매하게 줄 타는 놈이 가장 먼저 눈총을 맞게 마련입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균형 외교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최악의 순간이 올 것을 대비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입니다. 


(3) 항상 위기는 곧 기회였다. 우울해만 할 것은 아니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꽤나 우울한 상상만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부한 이야기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죠. 결국 돌파구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 또한 자신들의 힘 만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없으며,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가 장점이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여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당장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견제를 받아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7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이었던 칭화 유니(淸華紫光)가 파산 신청을 하였습니다. 어차피 중국은 곧 새로운 장수를 내보내겠지만 당장 은근히 신경 쓰이던 문제 하나가 뒤로 미뤄진 것만으로도 꽤나 고마운 일이 아니었나 합니다.


또 하나의 기회는 중국이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쟁에서는 적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를 단속하는 것 또한 중요한 미션이겠지요. 2021년 7월 이후로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중국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디디 추싱의 미국 증시 IPO에 불만을 품고 앱스토어 퇴출, 대규모의 벌금, 상장 폐지 등 전방위적 압박을 넣은 사건을 시작으로 부동산, 사교육 시장에 대한 대규모의 규제 정책을 발표한 것입니다. 21년 8월 초에는 게임은 아편이다!라는 과격한 발언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21년 9월 글로벌 증시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헝다그룹 사태까지...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공격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움직임입니다. 규제를 받고 있는 산업들은 대부분 향후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플랫폼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중국은 미국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인데 말입니다. 


중국에게 중요한 것은 신산업이 아닌 공산당의 체제 유지이며 공산당은 플랫폼 기업을 통제할 수 없는 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당장 디디 추싱이 미국 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차량 공유와 관련된 대규모의 정보가 미국 당국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차량 공유가 뭐가 문제일까요? 과거와 다르게 현재의 차량 공유 업체들은 차량의 이용자와 이동 경로에 대한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게 됩니다. 그 데이터만 분석해도 중국이 감추고 싶어 하는 주요 시설에 대한 위치 정보가 쉽게 추정될 수 있겠지요. 중국이 테슬라 차량을 공무원, 군인 등이 타지 못하게 한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다른 이들은 사회주의 체계인 중국이 양극화를 초래하는 요소인 부동산, 사교육 문제 등을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사실 중국만큼 빠르게 성장한 국가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성장통 중 하나인 부의 양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데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작동하면서 저임금 정책을 유지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그 수혜는 글로벌 대기업들과 소수의 중국인들만 차지해 왔다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뒤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플랫폼 산업이야 말로 부의 양극화와 승자 독식을 강력하게 가져올 수 있는 산업이다 보니 중국 정부는 이들을 반드시 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8월부터 밀고 있는 '공동 부유' 정책 등 중국이 당장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 조금 더 내부의 모순을 다독이고 내실을 거둔 다음 이후의 전투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요. 어떤 의견은 중국이 드디어 빅브라더의 본색을 드러내고 관련된 산업의 수익을 모두 국가가 독점하고 싶어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의 이러한 규제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는 굉장히 불안한 요소입니다. 투자의 필수 요소는 예측 가능성인데 당장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정책이 다르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진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발 도상국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성장성을 보이는 중국 시장은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시장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중국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커지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중국에서 이탈하는 자금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과 대만이 그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증시는 중국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어 있습니다. 대규모의 글로벌 투자 기관은 일정 금액 이상을 신흥국에 투자하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서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그 그룹 내에서 성장성이 높은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물론 우리나라 또한 각종 규제 Risk, 산업 사이클에 따른 기업 수익성의 급 변동, 간간히 문제가 되는 기업 운영의 불투명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경제 규모와 기술력 및 사회 system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은 줄이고 장점을 확대한다면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조금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5.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 역시 인플레이션이다

- 승리를 위한 끝없는 Money Game!


하지만 역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가져올 큰 걱정거리는 인플레이션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으로 중국보다 몇 배나 비싼 임금을 지불하고 제품을 생산한다면 그만큼 물건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것이 원자재이니 만큼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각종 공급망의 문제 또한 대규모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우려가 굉장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수요도 공급도 있는데 물류의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 출처 : PIXABAY)


이것이 2021년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막대하게 푼 돈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왔습니다. 당장 2020년 4월만 해도 원유 선물이 (-)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2021년 4월의 원유 가격은 50~60$ 선이었죠. 그런데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단지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상황이 아니라,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의 시작이라면? 


처음에는 단순하게 미국 등 주요국의 테이퍼링, 금리 인상 등 유동성 공급 축소의 공포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에 대해 미국 연준은 매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이야기만 하였습니다. (9월에 들어와서야 일시적이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미국 연준이 상황을 오판하고 결국 물가와 금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확산되었고, 미국 국채 금리의 변동 등에 따라 미국과 주요국 증시가 일희일비하며 등락을 거듭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는 계속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상태에 경기와 고용이 회복되지 않아 국가가 돈을 계속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결국 과잉 유동성으로 쌓인 버블이 한 번에 터져 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버블 붕괴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지요. 그나마 저성장 저물가 시대의 경우 자산 시장에서 돈을 벌 수라도 있지만, 저성장 상황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물가가 올라가 버린다면 자산 시장도 실물 시장도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사태가 촉발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과잉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가져오고 있는 美中 패권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에 관하여 적어 보았습니다. 물론 아무리 공급망을 재편한다고 해도 모든 산업을 자국 내에 두는 것은 역시 너무나도 비효율적입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 역시 다른 나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중국이나 다가올 미래의 패권을 위한 싸움을 쉽사리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전선이 확대되고 지치면 중간중간 휴전의 움직임도 보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패권 전쟁은 어느 한쪽이 굴복하기 전까지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푸는 Money Game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이번 chapter의 글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으로 <유동성을 줄일 수 없는 인플레이션> 관련 마지막 chapter인 '정치와 strong-Guys'에 대하여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전 04화 美中 패권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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