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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Sep 29. 2021

AI, 자동화
노동 없는 생산의 시대(1)

- 알파고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엇을 떠올리느냐의 차이

이번 chapter부터 다룰 내용은 디플레이션, 그중에서도 <유동성을 풀어도 답이 없는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는 몇 가지 주제에 관한 글들입니다. 계속 장바구니 물가와 자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디플레이션? 꽤나 와닿지는 않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몇 년의 자산시장의 움직임에 올라타지 못한 분들 중에는 은연중에 차라리 디플레이션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분들도 계시지요. 


하지만 지금이 호황기냐?라고 물어보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 워낙 미증유의 규모라서 그렇지 이전에도 많은 글로벌 선진국, 산업국들은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펴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5% 아래로 떨어진 것이 무려 13년 전인 2008년입니다. 한때는 저금리라는 말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지만, 이후로는 제로금리, 마이너스 금리라는 말도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많은 국가들은 '아무리 돈을 풀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돈을 푸는 것을 잠깐이라도 멈추면 경기가 팍 식어버린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플레이션은 다른 의미로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입니다.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였을 때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그 물건이나 서비스의 수요가 떨어져서 (인기가 없어져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추세를 보면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떨어지면서 그에 따라 공급자가 가격을 낮춰 버리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또한 이전에는 물건과 서비스를 판매할 때 공간의 제약을 상당히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제한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활성화되었고, 이를 통해 더 작은 비용으로도 더 많은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쉽게 말해서 기업들이 박리다매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이전보다 용이해진 것이지요.


앞으로 나올 디플레이션에 대한 3가지 주제를 보실 때는 한편으로는 수요 측면에서 불러오는 디플레이션을, 한편으로는 공급 측면에서 불러오는 디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글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의 인플레이션 관련 글에서 말하는 기후위기니 패권 전쟁이니 정치니 하는 거창한 담론보다는 조금 더 실 생활에 밀접하고 더 와닿을 수 있는 주제들이 아닐지?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1.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 만약 선진국의 절대 우위가 극단적으로 올라간다면?


2016년 3월,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AlphaGo'와 세계 최강급 기사인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AlphaGo가 4 대 1로 승리한 사건이었습니다. 대결이 시작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세돌 9단의 승리는 당연하고 AlphaGo가 몇 집 차이로 따라잡을 것인가를 놓고 내기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구글 딥마인드의 대표 Demis Hassabis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들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대국의 결과가 나온 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AI를 주제로 하루에도 수십 개의 언론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어느 분야건 학계의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다른 주제로 방송에 나왔더라도 항상 “AlphaGo 사태로 보는 AI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며 곤혹스러운 답변을 지어내야 했습니다. (아무리 대학 교수라고 해도 생물학이나 지질학 교수에게 갑자기 AI에 대하여 물어보면 저라도 꽤나 당황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구글이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바둑을 선택했다는 것을 꽤나 다행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바둑에 큰 관심이 없었겠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바둑에 대해 꽤나 익숙해져 있다 보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른 이들보다 훨씬 일찍 AI의 발전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 영향력에 대해 대중들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겠지요. 


(1) 자유 무역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


앞에서 저는 ‘기후위기’ ‘美中 패권 전쟁’ 및 '정치와 Strong-Guy 들의 영향'으로 각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로 인한 공급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스태크플래이션(stagflation)과 버블 붕괴의 공포가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서 저렴한 제품을 공급해 왔던 저개발 국가들이 친환경 정책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나빠지며, 美中 패권 전쟁의 결과로 각 세력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생산을 하고 조달을 해야 한다면 그만큼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당 최저 임금이 $10인 미국에서 만드는 물건의 가격과 시간당 최저 임금이 $3.5인 중국에서 만드는 물건의 가격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 잠시 경제학의 고전적 이론 중 하나인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을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데이비드 리카르도 / 출처 : 구글 이미지)


“마이클 조던이 미국에서 가장 잔디를 잘 깎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자기 집 마당의 잔디를 깎는 것보다 잔디는 정원사에게 맡기고
본인은 슛 연습을 하는 것이 낫다” 


맨큐의 경제학에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을 설명한 문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와 신발을 만드는데, 신발을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것이 인도네시아에서 만드는 것보다 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반도체에 자원과 노동을 투입하고 신발은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서 사 오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이론입니다. 


즉 절대적인 우위는 한 국가에 모두 있을 수 있으나, 양 국가 사이에서 상대적인 우위는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은 각자가 상대 우위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게 되며, 이것을 교역을 통해 교환하면서 글로벌 무역이 발생 및 경제 성장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1960년대 섬유, 의복 등 선진국보다 상대 우위가 있는 산업을 통해 외화를 벌었습니다. 그 외화로 중공업 산업을 육성하였으며, 결국 글로벌 Top 10을 다투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성장 모델은 우리나라보다 산업화가 뒤처진 많은 국가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2) 비교우위론의 균열들


그런데 비교우위론과 그를 통한 글로벌 자유무역의 균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자유무역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미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입니다. 앞으로는 개발 도상국에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굉장한 제약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개발도상국에서 공장을 만들려면 공장 비용에 더해서 친환경 발전소가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판입니다. (당연히 있을 리가 없겠지요) 또한 당장 EU와 미국에서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게 된다면 개발 도상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직접적으로 훼손됩니다. 


둘째는 ‘美中 패권전쟁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입니다. 패권전쟁에 따라 세계의 강대국들이 자국 또는 자국과 밀접한 국가에 생산기지를 두고자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저렴하게 물건을 제조한다고 한들 그것이 어느 순간 정치적 이슈로 공급이 끊긴다면 의미가 없겠지요.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최소한의 필수 생산기지는 자국에 두고자 할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앞으로 다룰 주제인 AI와 자동화,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이 선진국의 절대 우위를 극단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예상 때문입니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이 절대 우위보다 상대 우위를 강조하지만 만약 절대 우위가 예상을 넘어 극단적으로 확대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우리나라가 반도체 생산에 우위가 있다고 한들 우리나라가 반도체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선진국에서도 누군가는 신발을 만들고 식당을 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입니다. 


노동 집약적 산업이 개발 도상국으로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인건비입니다. 만약 인건비가 동일하다고 전제한다면 물류비용, 현지 공장 건설 비용, 관세 등을 고려할 때 최종 소비지에 공장을 두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입니다. 또한 이 부분은 점점 강해지고 있는 정치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정치적으로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괜히 유력 정치인들이 자기 관할 구역 내에 대기업이 공장을 짓는다고 하면 달려가서 사진도 찍고 테이프도 끊어주고 하는 것이 아니지요.


즉 이러한 여타의 경제적, 정치적 부담을 모두 극복할 만큼 인건비가 월등히 저렴하기에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 도상국에 공장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만약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신발을 만드는 인건비는 일단 시간당 $1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신발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당 인건비가 $1.5 정도로 낮아진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당연히 배로 신발을 옮기는데 드는 비용, 우리나라 세관을 통과할 때의 관세 비용, 말도 잘 안 통하는 현지에 공장을 짓는 비용 등등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말리아를 통과하다 해적을 만나거나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거나 갑자기 배가 수에즈 운하를 막아버리거나 하는 황당한 돌발 이벤트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겠지요. 인건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국내에 제조 공장을 두는 메리트는 충분히 있다는 것입니다. 


2. 새로운 자동화의 시대가 온다.  

- 자동화는 산업을 가리지 않고 온다.


이러한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자동화입니다. 자동화는 인간의 노동 대비 장점이 많습니다. 기계는 초기 생산비가 들어가고 중간중간 수리도 해 줘야 하지만, 제대로 설치만 되어 있다면 근로시간의 제한도 받지 않습니다. 복리 후생을 챙겨줄 필요도 없고, 산업 재해가 발생해도 재산상 손실만 발생하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우려도 없습니다. 당연히 노조를 만들지도 않고 갑작스러운 이직을 하지도 않겠죠.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다 / 출처 : PIXABAY)


우리나라에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알려져 있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산업에 정보통신 기술을 경합해 공장의 기계, 장비, 부품들이 정보와 데이터를 주고받고, 모든 작업 과정이 인공지능을 통해 통제되며 노동자가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낮춰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선도해 가겠다는 목표지요.


당장 거대한 공장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도 자동화의 사례를 찾아보기는 이제 어렵지 않습니다. 패스트푸드 가게를 가면 이제 종업원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키오스크가 이를 많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대학가나 원룸촌 인근에는 사람이 없는 무인 세탁소도 익숙하게 찾을 수 있지요. 이제 주변에서는 무인 편의점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우리 주변의 단순 노동력은 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어느덧 다수의 사람들은 특별한 고민 없이 이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제조업에서만 이러한 자동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형적인 1차 선업으로 불리는 농업에도 자동화의 물결은 이미 정착한 상태입니다. 이 분야의 최강자인 미국은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서유럽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같이 국토 면적이 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국가들도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 국가에 속해 있습니다. 오늘도 이들 나라에서는 오렌지, 포도주, 감자, 파프리카, 토마토 등의 야채와 치즈, 버터, 우유 등 낙농업품 등이 수많은 배에 실려서 수출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가 막힌 것은 이러한 농산물이 선진국으로만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나이지리아, 르완다 등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으로도 수출이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유럽의 농부들보다 아프리카 국가의 농부들이 인건비가 저렴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농업의 수출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요? 


선진국은 농작물을 최첨단 장치를 동원해서 생산하고 관리하며 가공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인력이 하는 것과 효율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유전자 개량을 거쳐 병충해에 더욱 강하고, 맛과 품질이 더욱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합니다. 비록 개발 도상국이 농사를 하기 좋은 축복받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작물이 자라기 좋다는 의미는 바꿔 말하자면 잡초도 자라기 좋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개발 도상국의 농업은 선진국 대비 각종 병충해나 잡초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겠지요. 또한 개발 도상국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그것을 팔거나 필요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도로나 항구 같은 인프라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고 하여도 그것을 상품화하고 산업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동화는 제조업 분야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서비스업, 1차 산업까지도 산업을 가리지 않고 사회의 전 분야에서 자동화는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화를 통한 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효율적으로 향상되면서 그러한 자동화 설비를 갖출 수 있는 대기업의 효율성은 점점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기업의 자동화 설비와 경쟁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대규모의 자동화 설비 투자가 어려운 만큼 노동 비용을 절감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대기업은 노동에 투자할 이유가 없고, 중소기업은 노동에 투자할 여유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노동 수입의 의존도가 높은 가계의 소득은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자동화 속도가 가속화될수록 그 수혜를 받는 대기업의 이익은 증가하게 됩니다. 사회의 부가 늘어나지만 그것이 가계가 아닌 기업으로 편중되는 것이지요.



3. 단순한 손발이 아니라 AI라는 두뇌를 장착한.

- 인간을 배제하는 자동화 시대가 올 것인가?


(1) 기존의 자동화와 미래의 자동화는 뭐가 다를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나옵니다. 자동화 기계는 이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입니다. 넓게 보면 물레방아나 도르래, 풍차 등 자동화 기계의 조상 격인 도구들부터 산업혁명 시대의 방직기와 증기기관, 1800년대 후반 포드 자동차에서 시작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등 자동화와 대량생산 체계는 우리에게 꽤나 익숙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각종 산업과 일상생활에서 많은 기계들을 활용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자동화와 앞으로 다가올 자동화의 차이는 무엇이기에 자동화가 game changer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까요?


(자동화 기계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 출처 : PIXABAY)


기존의 자동화 기계는 인간이라는 두뇌를 가지고 인간이 물리적으로 하기 힘들거나 비효율적인 일을 담당하던 손발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즉 기존에 인간이 프로그램하고 명령을 내린 것을 정교하고 빠르게 수행하는 것에 그쳐 왔으며, 자동화율이 높아진다고 하여도 인간의 역할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즉 이때는 자동화가 인간을 전면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단계인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글로벌 선도 국가들과 기업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동화는 기계가 사람의 관여 없이 생산, 관리, 물류 등 전반적인 제조업 공정의 process를 수행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산업에서 생산, 구매, 물류, 공장관리, 영업 등 산업 내의 각 분야는 별개의 업무 분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마다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기계가 다릅니다. 각 분야 별 항목은 자동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었지만 각 분야 간의 상호 협력과 전체적인 process의 진행은 사람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미래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자동화는 산업의 각 세부 분야가 정보통신 기술(ICT)을 통해 네트워크화되고, 각 분야에 사용되는 기계가 실시간으로 자기들끼리 상호 교류하며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동화 기계가 스스로 돌발 상황에 대처를 하고, 생산뿐만 아니라 산업의 전 과정에서의 process를 검토하고 개선점을 찾아내어 개선 작업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되고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사례]
A공장은 원단을 통해 옷을 만드는 작업을 수행하는 의류 제조 공장입니다. A회사의 사업 기획팀은 어떤 옷을 만들지 고민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디자인 팀이 옷을 디자인합니다. 구매팀 담당자는 디자인팀의 결과에 따라 원단을 조달하고 제조 공정에서 옷을 생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업팀이 유통 업체와 컨택하여 옷을 팔 유통 업체를 정하고 물류팀을 통해 유통 업체로 옷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유통 업체에서의 과정을 거쳐) 성북구에 사는 甲이 이 옷을 사게 되고 대금을 지불하며, 유통업체와의 대금 수금과 정산절차를 거쳐 A공장의 재무, 회계 부서에서 최종적인 회계 처리를 진행을 하게 됩니다. 


[미래의 가정 사례]
A공장은 원단을 통해 옷을 만드는 작업을 수행하는 의류 제조 공장입니다. A공장의 의류 기획 빅데이터 프로그램은 서울 성북구에 사는 甲이 이 회사의 옷을 좋아하고 옷이 필요하다는 것을, 甲의 일상생활 비서 프로그램으로부터 전달을 받고 그에 맞는 원단 구매 프로그램에 신호를 보냅니다.

원단이 도착하는 시간 동안 甲의 체형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디자인 프로그램은 甲의 취향에 맞추는 유형의 옷을 디자인을 완료하고, 원단이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제조 프로그램은 옷을 제작하게 됩니다. 옷이 완성되기 10분 전 甲의 집 (기타 성북구의 甲의 집 근처에 있는 다른 소비자들의 집을 포함하여)으로 옷을 배송하기 위한 물류 드론이 A공장의 기계로부터 연락을 받고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옷이 완성될 시점에 맞춰 도착한 드론이 옷을 들고 甲의 집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甲이 옷을 수령하게 되면 그의 비서 프로그램이 승인을 받고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그러면 A공장의 회계 프로그램은 이 거래를 회계 시스템에 반영하게 됩니다.


현재는 중간 과정에서 사람 간의 communication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녀 보신 분들이라면 많이 겪어본 일이겠지만 각 부서 간 입장 차이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은 많은 군살과 불필요한 비효율을 운명처럼 동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재무팀은 다른 부서들이 쓸데없이 돈을 낭비한다고 불평을 합니다. 관리팀은 재고가 쌓이는 것은 영업팀이 게을러서라고 하며, 영업팀은 재무팀이 구두쇠 짓을 해서 판촉비가 안 나온 탓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강력한 임원을 보유한 부서가 모든 영광을 차지하게 되고, 임원의 힘이 약한 부서가 회사의 역적이 되고 말지요. 하지만 위에서 적은 미래의 가정 사례처럼 진행이 된다면 불필요한 절차들은 엄청나게 간소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스마트 공장의 형태는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스마트 공장이란?]

(스마트 공장 / 출처 : 산업통상 자원부 산하 스마트 제조혁신 추진단 홈페이지)


이러한 미래의 자동화에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계 학습’이며, 하나는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에 대해서는 다음 chapter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고 이번 장에서는 ‘기계 학습’에 조금 더 포커싱을 맞춰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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