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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Dec 30. 2022

한국은행_금융안정보고서(3편)

- 2022년 기업신용 부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 3번째 편입니다. 지난 1편과 2편은 가계신용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다루었고, 3편과 4편은 기업신용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입니다. 


 자료의 원문은 한국은행 홈페이지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93/list.do?menuNo=200068)를 보시면 되고, 가계신용에 대해 살펴본 1편과 2편의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d49f624066694e7/58

https://brunch.co.kr/@d49f624066694e7/59

 본 보고서를 볼 때 유념해야 할 점은 한국은행이 아래와 같이 서문에 잘 밝혀놓고 있습니다. 

금융안정이란 금융회사들이 정상적인 자금중개기능을 수행하고,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신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있어 금융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2편에서 언급하였듯이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쩌면 꽤 잔인한 말이 될 수도 있는 표현입니다. 본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1) 금융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2)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할 Risk는 없는지? 를 보는 것이다 보니, 그 단계까지 가지 않은 Risk는 '큰 문제가 없다'라는 결론을 낸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 보고서의 글이 우리가 체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이 점은 감안해서 본격적으로 기업신용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업신용 현황


- 22년 3Q말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1,723조원으로 21년 3Q말 기준 대비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은행권, 비은행권,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대출 증가세가 높았습니다. 


- 본 자료를 볼 때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래를 보면 대기업의 대출잔액이 예상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대기업이 이익이 나고 돈이 많아서 그렇다기보다는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나 신규 주식발행(IPO 및 증자), 기업어음(CP 등) 등 금융기관의 대출 외 자금 조달방안이 많기 때문입니다. 


- 대출의 경우 금융기관에 담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반면 회사채의 경우 회사의 신용을 통해 공개 시장에서 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IPO나 유상증자의 경우에는 주주들에게 이자 지급 의무가 없으며, 배당 지급 또한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대기업의 경우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이 원활하다면 대출 방식을 잘 취하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22년 (특히 하반기 레고랜트 사태 이후)의 경우 IPO나 회사채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었고, 유상증자의 경우 주가하락의 위험으로 가급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대출이 불가피하게 증가하게 된 것이지요.


- 기업규모별 부채비율 또한 부채의 총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였습니다. 전반적 부채비율은 '22년 2Q 기준으로 83%이며,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과다부채 기업의 경우 11% 수준으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낮아진 상황입니다. 문제는 앞에서 언급하였듯 회사채, IPO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22년 3Q에 급격하게 나빠진 점에서 이후의 통계를 보면 조금 더 상황이 악화되었으리라 추정이 가능합니다.


2. 기업신용의 질은 어떠한가?


- 기업 부채가 단순하게 늘었다고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업황 호조 및 개선에 방향을 두고 각종 투자 등을 하기 위해 부채를 늘린 것이라면, 부채의 증가가 악성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낮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행 자료 상으로는 그다지 긍정적인 면을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 첫 번째로 주로 어느 업종에서 대출이 늘었는지를 보겠습니다. 제조업 쪽에서는 전기전자와 석유화학이 비제조업 쪽에서는 부동산, 도소매, 건설 쪽의 대출이 증가한 것이 확인됩니다.


1) 석유화학의 대출 증가세는 이해가 됩니다. 올해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화학 기업들은 정말 상황이 좋지 않았지요. 석유 기업 또한 원유를 수입하는 측면이라 수익성과 별개로 운전자본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건설과 부동산 또한 매우 힘든 2022년을 보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급한 자금을 막고, 내년을 위한 안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경우 폐업을 면하기 위해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전기전자 업종은 조금 의외입니다. 다만 2022년 IT업황이 예상외로 크게 꺾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설비투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것을 미루어볼 때 운용 목적의 대출이 아닐까 추정은 됩니다. 

- 그런데 조금 애매한 것이 있습니다. 막상 기업들의 실적이 또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번 관련된 자료를 보겠습니다. 


1) 첫 번째는 한국은행의 본 보고서에 나와 있는 자료입니다. 2022년 상반기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23%입니다. 부동산의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하였다고 하고, 특히 대기업의 경우 21년 19.1% → 22년 상반기 23.6% 로 매출액 증가율이 확대되었습니다. 


물론 수입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매출의 규모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은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자료를 보면 영업이익률이 또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출 증가율이 떨어진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자료가 나와있는 17년 이후 최초로 대기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2) 완전히 같은 자료는 아니지만 슬슬 연말이 되고 해서 증권사에서 배포하는 KOSPI 상장기업의 매출/영업이익 자료도 같이 찾아보았습니다. (본 자료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22년 12월 19일자 Report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_작성해 주신 정다운 애널리스트님 등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2022년 4분기 실적은 내년 3월 말 경에 최종적으로 확정이 돼서 정확한 통계치는 아닙니다만, (특히 2023년 2024년의 추정은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겠지요) 막상 자료를 보니 여기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그렇게 나빠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위 지표는 주식 투자자로서 참 고민이 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주가 = EPS * PER"로 설명을 합니다. 일단 PER은 금리와 역으로 움직이니 올해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PER의 하락 및 그에 따른 주가의 하락이 설명이 됩니다. 문제는 EPS인데,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2.8%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주가에 대하여 아래의 2가지 가정이 가능합니다. 

A) 올해의 주가 하락은 PER의 하락이 원인이며, 그에 따라 금리의 급격한 움직임이 없는 2023년에는 주가가 크게 더 빠질 이유는 없을 것이다.

B) 긴축의 영향으로 2023년 기업의 이익(EPS)이 급격하게 나빠질 것이다. 주가는 한번 더 조정을 받고 EPS의 바닥을 확인하고 돌아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은행 자료든, 증권사 추정이든 올해의 이익이 그렇게 크게 빠진 것이 아니다 보니 올해의 주식 시장은 긴축의 영향에 따른 과매도라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ong Position을 가지고, 틈나는 대로 추가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2년 4Q부터 빠지는 실적의 대부분은 아마도 메모리 반도체_즉 삼전과 하이닉스일 것이고... 이들은 PBR 기준으로 거의 하단입니다만, 이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B의 가능성도 충분히 합리적이다 보니 한번 더 충격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한번 더 충격이 오더라도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지 않기 위해서는 a)다른 사람의 돈으로 주식을 하지 않고 b)주식 자금에 손을 대지 않아도 근로소득으로 현금흐름이 (+)가 되어야겠지요. 일단 이렇게 해 놓고 A가 되면 좋은 거고요. ^^


3) 다만 주의해야 하는 지표도 있습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업의 대출 규모는 늘어났고, 금리가 올랐으니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이익/이자비용은 악화되었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 7.7배였으니, 금리가 더 오르고 대출 규모가 커지고 이익이 빠진 (써놓고 보니 뭐 이런...) 하반기까지의 통계가 나오면 이보다 더 내려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도 전체 35.7% 수준입니다. 그리고 자료에서 바로 나오다시피 그 비중은 중소기업이 절대적이지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채, CP, IPO나 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 자금 조달을 기업금융에 의지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각종 정책금융의 혜택도 받을 수 있겠지만 이 비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3. 추가로 더 살펴보아야 할 상황은?


- 일단 한국은행에서 판단하는 기업신용의 개괄적인 내용은 이 정도의 수준으로, 가계신용에 비하여 조금 내용이 적은 편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대출 외 다른 자금조달 수단이 많다는 점에서 대출 분석 만으로는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그래서 한국은행은 개괄적인 내용에 추가하여 기업의 금융안정성에서 Risk 요인으로 꼽히는 아래 2가지의 내용을 별론으로 추가 검토를 하였습니다. 


a) 레고랜드 사태 이후 CP시장 동향 및 평가

b) 부동산 경기 급락에 따른 부동산 기업금융 Risk 분석


- 이미 12월 29일 금융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위 2가지 요인에 대한 결론을 내려준 상황이긴 합니다. 그래도 a)에 대하여 어느 수준의 지원책이 나왔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향후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장의 방향성을 유추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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