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근육과 인사하기

해방 2호, 두 번째 수업

by 정태산이높다하되

2호 제자, 두 번째 수업

문득 드는 생각, 오히려 내가 골프에 더 어렵게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가볍게 공을 치면서 배우면 될 일을, 굳이 어깨와 골반을 돌리고 틀면서 학습자를 힘겹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첫 경험, 낯설게 보기

7번 아이언 클럽 하나로, 똑딱이를 하고 하프 스윙을 하고 풀스윙을 하는 과정이 올바른 방법인가. 아니면 팔과 손을 묶어두고 클럽 없이 어깨를 좌우로 회전하다가, 어깨와 골반을 이용해 실제 스윙하는 듯한 모션을 구분동작으로 익힌 후, 물 흐르는 듯한 하나의 동작으로 완성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가.


클럽을 치면서 연습해서 싱글이 된 아마추어도 있다.


그러나 나와 나의 1,2호 제자들은 실패했다. 공을 치면서 하는 연습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연습장을 왕복하며 걸리는 시간이 아깝고, 그에 따른 번거로움이 싫었으며, 열심히 연습을 하다 보면 손이나 무릎, 팔 관절에 통증이 오기도 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물리적 - 체력이나 시간적 - 한계 사이에 갈등이 존재했다. 연습장에서야 열심히 하다보면 어찌어찌해서 어떻게든 공을 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막상 필드에 가면 알게 된다. 연습의 결과가 너무나 초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체조 프로젝트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교습가의 도움은 몇 차례면 족하다. 골프 체조는 꾸준히 혼자서도 독학으로 할 수 있는 훈련방법임을 표방한다.


3단계 체조법을 통해 확신을 가지고 골프를 이해한다면, 벤 호건의 명언대로, "기본기가 제대로 장착된 플레이어는 긴장감이 고조되면 될수록 더 좋은 샷을 만들 수 있다."


골프 근육과 인사하기

골프라는 운동은 자신의 몸 근육과 만나는 과정을 우선적으로 거쳐야 한다. 골프클럽을 손에 쥐기 전, 체조를 선행해야 하는 이유다. 벤 호건은 골프를 익히는 과정이 피아노를 익히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왜 골프 연습을 피아노를 익히는 과정과 비교했을까.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을 보자. 건반 하나하나가 내는 음을 익히기 위해 손가락 하나하나가 만나야 할 건반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훈련해야 한다. 눈으로는 악보를 봐야 한다. 악보에 적힌 음표와 박자를 정확하게 읽고 나서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처야 한다.


손가락과 건반이 만나고, 눈과 악보가 만난 다음, 손과 건반과 눈과 악보가 유기적으로 동기화되어야 피아노 연주가 가능하다. 귀와 눈, 그리고 손과 발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요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피아노를 치면서 제대로 된 음악을 구현할 수 있다. 골프 훈련과정과 닮았다.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연주하는 경지에 이를 수 없다. 그냥 동요나 가요 몇 곡 연주하며 흥얼거리는 수준은 아무나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공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큼 날아갈지 모르는 채 대충 치면서 걷기 운동삼아 골프를 즐기는 일 또한 아무나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은가. 골프가 피아노보다 훨씬 쉽게 느껴지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체조 2단계

체조 1단계가 어깨와 골반 주변의 근육을 만나는 과정이라면 체조 2단계는 몸동작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 간단치가 않다. 하체를 고정하고 어깨를 회전하던 1단계와 달리 2단계에서는 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


백스윙 모양을 잡는 것까지는 1단계와 다르지 않다. 등이 타깃을 보는 채 체중을 왼발에 실으면서 미니 스쾃을 하는 것까지도 수월하다.

어드레스 & 백스윙 모양
미니 스쾃, 체중이 왼발에 실린다.


어깨로 리드한 스윙의 전반부(백스윙 완성)에서 골반이 리드하는 스윙의 후반부로 가는 전환transition 과정은 험난하다. 백스윙한 채 그대로 왼다리 쪽으로 체중을 싣는다. 그리고 미니 스쾃을 했던 왼다리를 펴는 동시에 골반을 왼편으로 돌리며 어깨는 공이 있는 위치에서 버티는 과정을 학습자가 어려워한다.

2호 제자는 일주일에 걸친 노력의 결과, 2단계 체조를 구현하게 된다.


골프 근육과 만나는 과정은 힘겹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신체 부위에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어색하다.


안될 것 같은 동작이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 그럴듯한 모양이 구현되면 스스로에게도 만족하게 된다. 왠지 골프를 잘할 수밖에 없겠다는 자신감도 폐부 깊숙한 곳으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온다.


각자의 감각과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의지하던 라운딩은 앞으로 탄탄하게 다진 기본기에 바탕한 안정적인 플레이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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