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2호, 교습 첫날(남성, 50대 초반, CEO)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건 아주 쉽다. 나와 여러분이 대면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우선 소위 골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립 방법과 볼을 셋업 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볼 것이다. -데이비드 레드베터-
모든 프로들이 첫 레슨으로 그립과 셋업에 대한 방법에 대해 엄청난 가중치를 둔다. 벤 호건, 데이비드 레드베터, 스티브 뉴웰, 임진한 등 대부분의 교습가들이 그립 설명으로 레슨을 시작한다. 특히, 현대 골프 교습의 대가, 닉 브래들리는 골프 교습 거의 절반에 가까운 에너지를 그립에 쏟고 있을 정도다.
그립과 셋업, 스탠스는 어드레스를 해체해 분석하면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그러니 결국, 모든 골프 교습가들은 어드레스를 중시한다는거다. 내 몸의 상태를 점검하고 알맞은 자세를 확립하는 일이 골프의 기본이고 기초다.
어드레스는 참 중요하다. 오른발과 왼발의 위치와 체중의 분배, 등 각도와 힙의 위치, 신체 각 부위의 긴장감이나 이완감에 대해 자세하고도 완벽하게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싶다.
‘시작이 반'이기 때문이다. 어드레스가 볼의 탄도와 방향, 거리, 스핀 등 클럽과 공이 맺는 관계의 과정과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그립은 체조에 적응을 마치고 스윙 7가지 동작을 학습할 때 익히도록 한다.
두 번째 제자를 만나다
두 번째 제자는, 나와 늘 만나는 후배 겸 친구 겸 동료 겸 동생이다. 나는 해방 1호가 훈련하는 과정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체조를 익히는 과정을 한 달여 지켜본 후배는 레슨을 정식으로 받고 싶다고 했다. 중년의 여성이 체조에 적응하고 7가지 스윙 동작을 익히는 드라마틱한 과정이 후배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에게 골프는 그야말로 애증의 대상이 분명하다. 매일 새벽 실내(외) 골프연습장에서 30분씩이라도 반드시 공을 쳐보고 출근하던 그는 허리와 팔꿈치에 부상을 입을 정도로 열심이었지만, 골프 실력은 연습량에 비례하지 않았다.
연습량을 고려하면 사실 그는 이미 싱글이 되고도 남았어야 한다. 무엇이 됐든 열심히 하는 것에 있어서는 남에게 뒤지지 않던 그가, 골프만큼은 뜻대로 되지가 않는다고 푸념하는 걸 오랜 세월 들어왔다.
그에게 데이비드 레드베터의 책, <100% 골프>의 서문에서 한 말을 들려주었다. "초심자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폼과 기술이지만, 마지막에는 볼 없이 연습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볼 없이 연습하는 것이 바로 체조가 아닌가.
세계적 교습가도 내가 제안하고 있는 체조를 뒷바침 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더욱 나의 교습방법에 확신을 갖게 된다.
체조 1단계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후 팔로 어깨를 감싼 다음 골반 이하 하체를 최대한 고정시키고 어깨 회전을 시작한다. 골반을 고정하고 등각도 Posture를 유지하면서 -마치 통닭구이 할 때처럼, 고챙이가 머리부터 꼬리뼈까지 끼워져 있다 생각하고 반듯하게 펴진 자세- 어깨를 회전하다 보면 등 뒤 견갑골과 옆구리 위쪽 광배근의 존재를 알게 된다.
뼈와 근육의 존재를 느껴보고 움직여 보는 과정을 겪는 일이 체조 1단계다.
상체에 힘을 빼지만 등 각도 Posture를 유지해야 하고 하체도 견고하게 자세를 유지해야 하지만 모든 힘은 발바닥으로 떨어져야만 한다.
‘상체와 하체의 분리'라는 어려운 과정을 공을 때리면서 실현하기는 불가능하다. 프로들조차도 구분 동작과 느린 동작으로 스윙을 무한 반복하면서 익히는데 하물며 아마추어랴!
체조 왜 해야 하는가
2002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선수들은 체력과 정신력(근성)은 뛰어난데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는 히딩크의 일화는 유명하다.
실상은 그 반대였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술력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체력과 근성은 유럽의 여러 강호들에 비해 현저히 열등하다는 것이 대표팀에다가 청진기를 들이대고 난 후 히딩크가 내린 진단 결과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히딩크가 선수들에게 시킨 훈련은 기본기, 즉 체력훈련이었다. 강철체력을 만들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력과 근성, 그리고 개인기까지 발휘될 수 있었다.
골프도 마찬가지 아닐까. 골프에 쓰이는 근육들을 단련하기 전에 클럽을 잡고 휘두른다면 그 작은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거리만큼 날아갈 수 있을까?
손과 팔이 아닌 어깨와 골반, 등과 허벅지와 같은 대근육을 사용해 공을 쳐야 공이 묵직하고 기품 있게 날아간다.
골프 체조를 익힌 후에야 골프도 독학이 가능하다. 잔근육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 봤자 결국 사상누각이다. 골프 근육을 단련하고 나면 몸을 이해하게 되고 이해한 만큼 자신의 스윙을 볼 줄 알게 된다.
체조를 꾸준히 하다 보면 연결된 근육의 움직임들이 누적되어 스윙을 완성한다는 진리에 이르게 된다. 결국은 군더더기없고 간단하며 쉬운 동작으로 공을 칠 수 있게 된다.
기초체력은 골프 체조에 달렸다. 체조를 꾸준히 해서 골프 근육을 만들어 두면 그때부터 제대로 된 스윙과 클럽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
일관성은 체조에서 비롯된다는 확신이야말로 꾸준히 훈련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방법은 정해져 있고 열심히 하면 할수록 실력이 향상된다. 매일 공을 치며 일희일비했던 과거는 이제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