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1호, 네 번째 수업, 자신의 샷에 놀라다!
"일관된 스윙 없이는 절대로 훌륭한 샷을 할 수 없다!"
윌리암 벤자민 호건이 한 말이다. 그렇다면 '일관된 스윙'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마추어 골퍼들이 일관된 스윙을 할 수 있는가?
허리에 이상 신호가 와서 두 주쯤 쉬고 나타난 제자는 이제는 전혀 아프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쉬는 중에도 꾸준히 체조를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했다고.
연습을 하면 하는 만큼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훈련법을 알게 된 이상 체조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많은 골퍼가 도무지 의도를 알 수 없는 비생산적인 연습에 땀과 에너지를 쏟는 것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들은 십중팔구 골프를 처음 배웠을 때의 잘못을 여전히 답습한다."는 말 역시 벤 호건의 말이다.
자신이 쓴 골프 교습서, <벤 호건 골프의 기본>의 서문에서 했던 말이다. 어니 엘스가 <골프 바이블>이란 책의 추천사에서 했던 안타까움의 표현과 맥을 같이 하고 있지 않은가.
네 번째 수업 역시 칩샷으로 시작
두 번째 수업부터는 제자에게 칩샷 연습을 시켰다. 가볍게 시작하기 좋고 재미도 있다. 쉬우니 효율도 좋다. 56도 웨지로 15미터쯤 되는 거리를 보내는 연습. 발과 발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갈 정도로 보폭을 좁힌 다음 왼발에 체중의 60퍼센트쯤을 싣는다.
공의 위치는 오른발 엄지발가락 앞 선상, 웨지를 생긴 대로 놓게 되면 클럽 헤드의 솔이 지면에 닿으면서 그립이 자연스럽게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기대게 되는데 이 틈(클럽 헤드와 공 사이의 거리)이 공과 플레이어의 간격이 된다.
손은 오른쪽 다리의 재봉선쯤 클럽 헤드는 오른쪽 무릎 높이쯤 까지가 백스윙 크기다. 손과 팔은 몸통의 움직임으로 제어해 몸밖에서 따로 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골반을 왼쪽으로 열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스윙을 해주되 왼손등으로 공을 친다는 생각으로 공을 치는 순간과 이후까지 핸드퍼스트를 유지한다. 세 번째 칩샷 수업이다 보니 샷은 군더더기 없이 점점 매끄럽고 깔끔해져 간다.
이 작은 스윙은 곧 큰 아크를 그려야 하는 스윙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칩샷 연습은, 백스윙은 어깨가 리드하고 다운스윙은 골반이 리드한다는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사실을 익히는 좋은 기회다.
3단계까지 익힌 체조는 제자에게 익숙해졌다. 체조는 골프를 그만두는 날까지 매일 20분씩 또는 횟수로 100번씩 꾸준히 운동삼아 하는 것을 권한다.
이 체조를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스윙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체조는 정확한 동작으로 열심히 하면, 하는 만큼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스윙의 7가지 모양
1. 어드레스
어드레스는 명사로 ‘주소’, 동사로 ‘연설하다’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단어다. 공과 몸이 놓여할 주소임과 동시에 클럽과 공으로 플레이어의 의사를 표현하겠다는 숨은 뜻이 포함되어 있는 말이기도 하다.
어드레스는 골프의 근본이 되는 언어이자 몸과 마음의 자세다. 어드레스는 그립과 스탠스를 포함한 셋업, 즉 골프 클럽으로 공을 치기 위한 준비자세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그립, 공과 몸과 발의 위치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잡고 정한다. 무릎을 펴고 똑바로 선 채로 등의 각도(posture)를 유지하며 엉덩이만 뒤로 빼서 체중이 발바닥의 앞부분(족저근막 발가락 다발)으로 실리게 해서 뒤에서 툭 치면 앞으로 쏠릴 정도로 숙인다. 그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굽히는데 무릎이 발등보다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왼손, 오른손 차례대로 그립을 잡아 본다.
2. 테이크 백
손과 팔이 아닌 어깨로 테이크 백을 한다. 숙여진 등 각도를 유지하며 고개는 공을 보고 있는 상태로 어깨를 이용해 어드레스 시 손과 팔이 만든 삼각형을 유지한다.
손 뭉치(그립)가 오른 다리 재봉선을 살짝 넘어서는 정도에서 멈추면 테이크 백은 완성된다.
3. 백스윙 탑
등이 타깃 방향을 가리키는 정도까지 어깨를 오른쪽으로 돌리게 되면 왼팔은 펴지면서 오른팔은 접히게 되고, 우상향 하게 된다. 손을 가파르게 높이 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어깨 턴이 손과 팔의 각도와 높이를 결정한다. 오른손은 웨이터가 쟁반을 드는 듯한 모양이 갖춰져야 하고 왼팔은 되도록 펴주는데 뻗뻗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골반은 어깨에 딸려가지만 굉장한 저항을 하면서 제자리를 지키려는 듯 버텨야 한다. 체조를 떠올리자.
4. 다운스윙
다운스윙은 오른쪽으로 돌며 올라갔던 팔을 내리는 동작이 아니다. 백스윙 탑을 만들면서 어깨의 회전에 딸려오던 골반은 이제는 반대로 좌상향으로 회전을 하는데 이때 팔과 손이 딸려 내려오게 된다.
이렇게 어깨가 이끌던 백스윙과 골반이 이끄는 스윙의 후반부를 시작하기까지의 누적된 행위의 결과가 바로 다운스윙이다.
임진한 프로가 언급했듯이 스윙의 엔진은 골반이다. 백스윙이 어깨가 리드하는 스윙이라면 다운스윙은 골반이 리드한다. 어깨를 따라 돌던 골반이 되돌아서 정면을 보게 되는 지점까지 오면 팔과 손은 자연스럽게 허리만큼 내려와 있다.
5. 임팩트
임팩트는 <골프 바이블>에서 스티브 뉴웰이 '진실의 순간 the moment of truth'으로 표현하고 있다. 골반이 타깃 방향으로 회전해 있는 상태에서 클럽은 어드레스 때의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공을 때린다.
이때 마치 손등이 공을 친다고 여겨질 만큼 왼손등은 외전 한 상태가 돼야 하는데 누적된 자세가 올바르다면 이 동작 또한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상체와 팔과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골반이 타깃 방향으로 돌면서 어깨는 버틴다. 이렇게 임팩트 순간을 맞이하면 파워풀한 스윙이 완성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긴다.
6. 팔로우
눈은 공이 떠난 후에도 그 자리를 보고 있고, 팔과 손은 타깃 방향으로 뻗어준다. 마치 왼편에 있는 사람과 악수를 하듯 말이다. 진실의 순간, 이미 공은 떠났지만 강력한 스윙의 정점을 지난 몸은 활력이 넘친다.
7. 피니시
골반은 타깃 지점을 지나 버클이 약간 타깃의 왼쪽을 보는 듯이 돌아가 있고 팔로우를 하고 딸려온 오른편 어깨마저 타깃을 향하고 클럽의 샤프트가 왼쪽 귀를 지나 뒤통수를 가로지르면 모든 스윙의 과정은 종료된다.
체조로 만든 스윙으로 공을 쳐보다
스윙의 7가지 동작을 익히는 데 걸린 시간은 30분쯤 된다. 물론, 여러 자세를 익히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각각의 모양이 아직은 엉성하다.
그러나 체조와 스윙 7가지 동작이 접목되는 순간, 괴력은 발휘된다. 네 차례 째 수업을 하면서 제자는 골프라는 운동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골프는 공을 치는 스포츠가 아니라 몸의 여러 근육에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는 운동이라는 사실 말이다.
"스윙이란 연쇄 동작의 산물이기 때문에, 각 동작은 이전 동작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다"는 말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벤 호건의 명언이다.
나는 체조와 스윙 7가지 동작을 각각 하루에 20분쯤 투자한다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실력 있는 골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연습장을 왔다 갔다 하며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면 체조를 익히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제자에게 7번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한 번씩 쳐보게 했다. 정확한 공의 위치, 스탠스를 정해 준 뒤, 스윙을 하는 동안 '나는 체조를 하는 거다'라는 생각만 하라고 했다.
7번 아이언과 드라이버의 스윙 궤도에 걸린 공은 특유의 바람직한 타구음을 내며 깃발 모양이 그려져 있는 천을 힘껏 때렸다. 스윙은 멋졌고 공도 기가 막히게 맞았다.
나도 제자도 놀랐다.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더욱 놀란 쪽은 스윙을 하며 공을 친 당사자(제자)였다.
“공을 치는 것 같지 않고 그냥 체조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공을 상상하며 체조를 하던 지난 한 달의 노력이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벤 호건의 해답
일반인도 제대로 된 연습을 한다면 '일관된 스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벤 호건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단, 올바른 연습을 한다는 전제가 확보되어야 한다. 나는 그 전제가 체조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