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 angle 와의 전쟁

해방 1호 둘째 날, 체조 2단계, 구분동작 익히기

by 정태산이높다하되

체조를 왜 해야 하는가?

1미터가 넘는 스틱의 끝에 매달린 손바닥보다 작은 페이스 면으로 직경 42밀리미터의 작은 공을, 티잉 구역 teeing area으로부터 300여 미터 이상 떨어진 땅바닥에 뚫려 있는 직경 108밀리미터 홀에, (파 4의 경우)단 4차례의 스트로크만에 넣는데 성공해야 하는 게임!


내가 생각하는 골프의 정의다.


아무리 열심히 공을 때리면서 연습을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힘든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골프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손과 팔을 아무리 놀려도 부상만 입을 뿐 채로 공을 제대로 맞힐 수 없다. 등, 골반, 허벅지와 같은 몸의 큰 근육이 골프 스윙을 위해 최적화가 되기 전에는!!!


두 번째 수업

첫 번째 수업은 어드레스를 한 상태에서 팔을 어깨에 교차시켜서 최대한 몸에 붙인 다음, 골반을 고정시킨 채 어깨를 교차로 회전시키는 것이었다.


이 동작을 일주일쯤 하게 되면 등의 각도(posture)를 유지한 채 백스윙과 팔로우를 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추게 된다. 체조를 꾸준히 하게 되면 허리가 아프지 않고 오히려 기립근과 요추 주변 근육이 강화되면서 '아! 골프 별거 아닐 수도 있겠다'는 강한 자신감마저 생긴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체조 전 워밍업 삼아 치핑 샷을 연습했다. 숏게임과 퍼팅은 아무 때고 스트레칭 없이도 할 수 있는 가벼운 몸동작만으로도 할 수 있다.


큰 스윙을 하기 전 2~30분 연습하면 좋다. 벤 호건은 드라이버 스윙도 작은 스윙의 확장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치핑 연습

발을 모은 채 왼발을 열어서 스탠스를 취한다. 공은 오른발 엄지발가락 앞에 위치시키고 56도 샌드웨지로 코킹 없이 핸드퍼스트가 되게 공을 쳐본다. 편안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어깨와 힙을 이용해 툭툭 치다 보면 공과 채에 몸이 익숙해진다.


"효과적인 훈련은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한다. 연습이 완벽함을 만든다는 것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이며 정확한 연습만이 스윙의 향상을 가져온다. (골프 바이블, 30쪽)" -스티브 뉴웰-


체조 2단계

어드레스를 취한 채 손을 모으고 왼 어깨를 오른 무릎까지 위치시키는 백스윙 동작까지는 1단계와 같다. 2단계에서는 등이 타깃을 보고 있는 백스윙 상태에서 왼쪽 골반과 무릎을 굽히면서 왼발 위에 체중을 살짝 얹는다. 이른바, 미니 스쾃 mini squat을 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어깨는 최대한 제자리를 지키려는 듯 버티면서 골반을 돌리는데 이때 살짝 굽혔던 왼 무릎과 골반을 동시에 서서히 펴준다. 골반과 배꼽을 타깃 방향으로 돌리면서 어깨까지 따라간다. 오른쪽 어깨가 타깃을 향하면 완성된다.


정리하면,


첫째, 어드레스. 각 angle이 살아있어야 한다. "골프는 앵글과의 전쟁이다. Golf is struggling against angle. -Chris Jeong, 골프 교습가(나^^)-"

어드레스


둘째, 백스윙 동작

백스윙


셋째, 왼쪽 골반과 무릎을 살짝 굽히면서 등과 체중이 타깃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때 왼 다리 위에 체중이 60퍼센트쯤 실린다.

미니 스쾃

넷째, 왼쪽 골반(왼쪽 바지 주머니)이 왼 방향으로 돌지만 상체(어깨)는 최대한 버틴다. 무릎, 골반, 배꼽, 어깨가 차례로 타깃을 향한다. 왼 무릎이 90퍼센트쯤 펴지고 오른 어깨가 타깃으로 향하면서 체조가 완성된다.

피니시로 가는 과정

수업은 한 시간쯤 진행됐다.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스스로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색한 동작이지만 익숙해지면 이젠 골프 스윙을 하는 느낌이 나기 때문에 성취감과 만족도가 올라간다.


난다 긴다 하는 유명 프로들이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현란한 동작들을 따라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훈련법이라고 자부한다.


골프가 여타의 스포츠와 다른 결정적인 특징은, 골프가 정적이면서 동시에 동적인 정서와 감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바닥에 가만히 놓여 있는 공을, 플레이어가 몸의 각 부위를 이용해 채를 들어 올려 스피드를 내며 휘두르는 동작, 익숙해지려면 몸을 만들어야 한다.


10년 또 길게는 20년 동안 하루의 대부분을 골프 훈련에 할애하며 살아가는 프로선수들도 대회마다 매번 성공과 좌절, 그리고 그 사이 어디매쯤 존재하는 다양한 경험들에 따르는 감정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맛본다.


1호 제자는 체조가 2단계로 넘어가자 당황했다.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랜동안 골프를 했지만 이런 동작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는 거다.


몸을 비틀고 버티고 돌리며 동작을 힘겹게 완성하려고 노력하며 반복하자 거짓말처럼 멋진 동작이 연출됐다. 같은 동작의 반복이 동작의 완전함을 넘어 아름다움의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고나 할까. 체조의 장점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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