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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산이높다하되 Jan 04. 2023

기막힌 이야기꾼이 되는 비법

<스틱, made to stick>

여우와 신포도

여우가 아무리 점프를 하고 목을 길게 빼도 포도를 따먹을 수 없게 되자, "어차피 잘 됐어. 저 포도는 시어서 먹을 수가 없거든!"


이솝이 만든 수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다. 로마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는 이솝의 신분이 노예 -나중엔 해방됐다고 한다- 였다고 지적했다.


우화, <여우와 신포도> 스토리는 무려 2500년 동안 살아남아 여전히 우리의 뇌리에 딱 박혀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히스 형제가 쓴 <스틱>이란 책에서 만든 공식으로 접근해 보자. 성공의 의미하는 영어단어, SUCCESs의 이니셜을 이용해 만든, 사람들에게 착 달라붙는 메시지 공식이다.


Simplicity 단순성

Unexpectedness 의외성

Concreteness 구체성

Credibility 신뢰

Emotion 감동

Story 이야기

 

사람들의 뇌리에 달라붙는 메시지에는 이렇게 6가지 특성들 중 몇 가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여우와 신포도에는 이들 중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단순하다. 단순성이라는 것은 그냥 간단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핵심이 들어있는데 그 표현 방식이 아주 간결한 것을 의미한다.


단순성= 핵심 + 간결성


여우와 신포도, 점프(노력), 불가능, 포기 등과 같은 핵심적이고 간결한 몇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그다음은 의외성이다.


포기하는 과정에서 여우가 자위하는 방식에 의외성이 있다.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포도를 포기한 것이다. 잘 익어서 달콤할 수도 있는 포도를 시어서 못 먹겠다니!!!


그다음은 구체성이다. 여우가 포도를 구하는 과정이나 포기하면서 표현한 감정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마치 그림을 보는 듯 생생하다. 또, 메시지가 여러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여러 이야기로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열등함 또는. 포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외부에서 찾는다던가, 부러움이 부러움에서 그치지 않고 시기와 질투 또는 음모론으로 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의 원형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감동, 이야기 등 <스틱>에서 내놓은 공식의 대부분이 <여우와 신포도> 스토리에 들어있다.

지식의 저주

드럼의 비트를 생각해 보자. 어떤 노래를 상상하면서 박자를 맞춰보자. 그리고 당신 외의 다른 이들이 그 드럼의 비트만 듣고 당신이 마음속으로 부르고 있는 노래를 맞출 수 있는지 시험해 보라.


아무도 당신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멜로디를, 딱딱 박자 소리만 듣고 맞출 수 없을 것이다.


마케팅 회사와 고객,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식, 어쩌면 연인 관계의 남녀 등등 정보 또는 지식의 불균형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바로 '지식의 저주'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교수나 학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대번에 이해할 수 있는 일반인이 몇 안 되는 이유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광고의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다. 자식이 부모의 잔소리라면 질색하는 이유다. 부부나 연인이 곧잘 다투는 이유다. 바로 '지식의 저주'


이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관심을 끈다.

2.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한다.

3. 동의하고 신뢰하도록 부추긴다.

4. 각별히 여기도록 자극한다.

5. 행동을 유발한다. (442쪽)


위 각 항목은 <스틱>에서 제시하는 공식과 일치한다. 관심을 끈다; 의외성,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한다; 구체성, 동의하고 신괴하도록 부추긴다; 신뢰성, 각별히 여기도록 자극한다; 감성, 행동을 야기한다; 스토리. (443)


단순성은 기본이 되는 항목이기 때문에 이미 이전에 반영됐다고 보고 생략했다.


세르반테스 셍텍쥐베리의 유명한 격언을 소개하면서 맺는다. 누가 한 말이고 답은 무엇인지 맞춰보시라!


무엇인가가 더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를 표현한 말은?


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짧은 문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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