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6일 차

습관

by 정태산이높다하되

코로나19 변종 오미크론의 확산이 걱정되는 가운데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오늘 보건소에서 보낸 문자를 받았다. 제목은 <오미크론 변이 관련 해외 입국자 방역조치 변경 안내>.


격리기간이 10일에서 7일로 줄었다는 내용이다. 7일 차인 내일 PCR 테스트를 받고 음성결과를 받으면 모레 정오부터 격리는 해제다.


데이비드 부룩스라는 작가가 지은 책, <인간의 품격>이라는 책을 읽다가, 18세기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를 다시 만났다.


"1877년,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 habit'이라는 제목의 짧은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제대로 된 삶을 살려면 신경체계를 적이 아니라 아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쓰고 있다.

특정 습관을 몸에 깊이 새겨서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중략~~~ '가능한 한 가장 강하고 단호한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113쪽)"


알랭 드 보통의 <불안>에서는 "인간은 그것이 칭찬이든 꾸짖음이든 관계없이 타인의 관심을 받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고문을 받는 쪽을 선택할 수 도 있다."는 내용을 담은 <심리학의 원리>란 책의 저자로, 또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에서도 그 비슷한 내용을 주장한 학자로 소개된 바 있다.

윌리엄 제임스, 위키백과

위키백과를 참고하니 윌리엄 제임스는 1842년에 태어난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다. 하버드 대학에서 화학과 의학을 전공했고, 1875년에는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가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과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심리학자다.


습관은 무섭다. 어떤 행위가 습관으로 굳어지면 무의식 중에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신경체계가 별도의 작동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는 습관이 자동으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습관처럼 하던 오전 루틴이 5천 킬로미터 쯤 떨어진 한국에서는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루틴 중에는 오전에 미니 사과를 한 개 우적우적 씹어먹으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고양이, 딸기의 목에 줄을 매달고 뒷마당으로 풀어놓던 일도 포함된다. 무의식 중에 4개월 씩이나 하던 일도 뇌리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삭제될 수 있는 것인가?


격리 해제와 함께 설 연휴를 지내고 나면 나는 새벽같이 출근해 뜸을 뜨고 체조를 한 다음, 간단히 조식을 할 것이며 커피를 앞에 놓고 동료들과 회의를 할 것이다.


10년 넘게 해오던 루틴이라 습관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몇 달의 괴리에도 어려움 없이 돌아갈 수 있다.


윌리엄 제임스의 충고를 따르자면, 뜸과 체조, 조식과 커피 마시기는 어디에서든 늘 같은 시간에 해야 '신경체계를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몇 달 동안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를 <인간의 품격>을 읽다가 알게 됐다.


재밌는 일이다. 150년 전 학자가 습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