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9. 살아있다는 건 (김산하 지음, 갈라파고스)
자연에 대한 통찰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 본 책이다. 당연하게 살아온 인간 세상을 자연과 동식물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 그들은 뭐라고 말할까? 평소 아이들과 학급에서 환경 박람회도 열고 환경 관련 그림책을 자주 읽었는데, 이 책은.. 뭐랄까. 어른들을 위한 환경 도서로 느껴지는 책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이런 책이 필요하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자연에게 '배우고', '어우러지는' 첫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과정에 대한 터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직결된다.
과정에 있는 모든 것은 실패의 가능성과 씨름하는 것과 같다."
"사람에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는 그런 시간.
바닥에 퍼져서 나뒹굴 수도 있고,
햇빛 아래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있다.
뭔가를 특별히 응시하거나 적극적으로 감각을 동원하지 않으면서
그저 그렇게 있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저 존재함을 음미하면서 나의 이런저런 부속 장치들이 회복되어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가장 중요한 걸 한다.
살아있음을 행하는 것이다."
10.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분명 소설인데 바로 옆 동네에서 실제로 이들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켜주고 싶은 세상이다. 사실 내가 교사로 살지 않는다면, 또 다른 나는 이곳 휴남동 서점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나의 부캐인 것도 같고, 나의 미래인 것도 같아서 주인공에게 유독 정이 많이 갔다. 그래서 더 이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가.
이곳, 이 서점이, 영주에겐 그런 공간이다."
"책 속에는 내 좁은 경험으론 결코 보지 못하던 세상의 고통이 가득해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 오히려 흔히 말하는 성공에서는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해요.
책이 우리를 다른 사람들 앞이나 위에 서게 해주지 않는 거죠.
대신, 곁에 서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어떤 생각이 들었으면 우선은 그 생각을 안고 살아가보라고요.
살다 보면 그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요.
미리 그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결정하지 말라고요."
11. 철학자 예수 - 종교로부터 예수 구하기 (강남순 지음, 행성B)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은 한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때로는 믿음과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신념을 강조하고, 신이라는 존재가 수단이 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좀더 완숙하고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경계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의견들이 성경을 벗어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도. 기독교가 수많은 권력과 사사로운 이익에 둘러싸여 그 본질을 잃어버림에 통탄한 사람이 쓴 책이다.
"그의 가르침과 삶은 언제나 사회 중심부에 대한 비판과
주변부 사람들에 대한 연대와 환대를 실천하는 것이었다.
예수는 주변부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일상적 삶을 함께 나눔으로써
'상징적 의미'로 '뿌리 내리기를 거부하는 삶'을 살았다."
12.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백정연 지음, 유유)
장애를 가진 남편과 함께 사는 사회복지사 아내가 쓴 책이다. 저자는 남편을 만나기 전, 사회복지사로서 그래도 장애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장애인인 남편과 함께 살며 비로소 장애인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가기 시작한다. 장애인 가족의 일원으로서 때로는 분노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글도 있다. 우리가 얼마나 이들의 삶에 무지한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때, 결국 모든 사람이 행복한 길로 갈 수 있다는 것도 모든 문장들에서 느껴진 책이다. 이런 책이 학교 교과서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장애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 책이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성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이 가진 신체적 특성으로 장애인이 불행하고,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다수인 비장애인 중심으로 조성된 사회 환경이 소수인 장애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입니다."
"사회는 통합교육을 내세워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을 한 학교, 한 교실에서 지내게 하는데
장애학생들이 만나는 비장애학생 다수는 장애학생과 친구로 지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는 다수가 행복한 사회보다 소수가 행복한 사회에서 더 빨리 실현된다.
높은 시민의식과 환경에 대한 존중,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모두 소수를 우선하면 더 빨리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