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아이를 키우기에 초등교사만 한 직업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여기에 더해 싱글맘으로 살아가기에도 초등교사만 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직업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작년 9월에 싱글맘으로 다시 태어나(?) 학교로 복직한 후에 오늘까지 총 2번의 가족 돌봄 휴가를 썼다. 과거에도 오늘도 아이가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내려가지 않아서 쓰게 된 휴가인데 그래도 다행인 건 검사결과 전염성 있는 수족구나 코로나는 아니었어서 휴가가 하루로 그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가까운 미래에 걸릴 수 있는 질병들이지만 한 치 앞을 모르는 육아맘의 삶을 살다 보면 그저 하루하루에 감사할 수밖에 없는 하루살이가 된다. 초등교사, 특히 담임교사라는 이름은 항상 아이들 앞에 서있어야 할 것 같지만 가끔은 이렇게 예기치 못한 일들로 잠시 숨 고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1학년 아이들에게는 담임 선생님이 학교에 안 나온 것이 나름 큰 일로 통한다. 다른 학년 선생님들이 매 시간마다 교실에 와서 아이들을 봐주실 것이니 아이들 중 몇은 이런 새로운 상황이 은근히 즐겁기도 할 것이다. 국어 수학 공부하기 싫은데 오늘 그럼 놀 수 있는 거야? 하며 설레어 할 수도 있다. 담임의 입장으로서는 소규모 학교에서 교사의 휴가가 다른 선생님들의 바쁜 시간들을 빌리는 시간이 되어 빚지는 마음이 유독 더 커지기도 한다. 서로 보완하고 채워주며 전체 공동체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가 필요하기도 한다. 아이의 병간호를 위해 쉬는 날이지만 매일 생활 지도하느라 지쳤던 나에게도 휴가 같은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아이가 아프면 어느 정도까지 스스로 이겨내 보도록 할지, 내가 일을 쉬고 돌봐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양육자인 나의 선택에 따라 아이의 상태가 호전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음을 알기에 선택의 짐이 무겁다. 내일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열리고 내가 진행을 하는데 아이가 내일이 아닌 오늘 아픈 것이, 이런 통제할 수 없는 타이밍에 대해 감사하기도 한다. 싱글맘이자 교사로 살아가는 것은 이렇게 내 여건 외에 타인과 환경의 우연도 바래야 하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가족 돌봄 휴가라는 이름 아래, 잠시 숨을 고르며 내 몸과 마음에도 여유를 갖는 내일을 위한 '수업준비'를 하기로 한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누군가를 돌보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도 배움이고 휴식도 교육의 일부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