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을 걷다가 어둠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니 덜컥 겁도 나고 어둠이 짙게 내려오기 전에 도착하지 못해 숲을 헤매게 될까 여러 마음들이 치고 올라오며 내면 깊숙이 말할 수 없는 밑바닥까지 원인 모르게 나 자신이 내려앉는 걸 느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숲길
산은 해가 빨리 지는 줄 잊고 있었다. 벌레들이 집단으로 덤벼든다.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건 괜찮으나 오를 땐 오히려 몰랐던 피곤함이 하산하며 더 몰려오니 빨리 몸을 편안한 곳에 쉬게 해주고 싶었다. 조금만 더 가자.
정신없이 살다 보니 그동안 일상 속에서 치밀어 오르던 내 마음속의 그 무언가를 그냥 누르고 있었던 거 같다. 숲 속에서 잠시 어둠을 만나도 이렇게 공포가 밀려오는 것을 보면. 어둠이 마치 나를 삼켜버릴 듯한 그런 시공간 어딘가에 서서 천천히 어둠과 내가 적응해 가는 쉼을 가졌다.
그러다가 어둠 속에 파닥거리는 작디작은 벌레들과 잔잔한 바람 따라 흔들리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희미하게 살아있음을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가만히 손을 심장에 대본다.
살아있구나. 마음이 힘들었구나. 이유 없는 따뜻한 눈물이 흐른다.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쉼터에 다다를 즈음
우연히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의 풍선들이 달려있는 듯한 빛 나무를 마주하게 되었다.
분명 낮에도 지나가다 봤는 데 어둠 속에 밝혀진 빛으로 재탄생한듯한 자태는 낮에 본모습은 잘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낮과 확연한 다름으로 존재감을 나타냈다.
자연의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또 다른 빛의 탄생으로 빚어진 나무는 아름다운 빛깔로 어둠을 가른다.
어둠이 있기에 저런 아름다움이 또 다른 빛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기에
어둠을 마주하고 나를 마주하며 만난
어둠 가운데 빛이기에 마치 빛 나무가 희망처럼
그냥 그 어둠 가운데 빛나고만 있어도 누군가가 나에게 마음고생했으니 주는 따스한 선물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