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시다
밤의 공항에서 / 최갑수 / P.53
하루키가 말했다. '작가는 소설을 쓴다 - 이것은 일이다. 비평가는 그에 대해 비평을 쓴다 - 이것도 일이다. 그리고 하루가 끝난다. 각기 다른 입장에 있는 인간이 각자의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고, 그러고는 잔다. 그게 세계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켜야 하고 돌아갈 단 하나의 세계가 있다면 그곳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 참 멋지지 않나요. 종종 인생이란 뭘까? 하면서 혼자 고민하곤 하는데요. 하루키의 저 문장이 우리네 인생을 잘 요약하고 묘사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죠. 2개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다시 돌아온 대통령이 세상을 흔들어 놓고. 중대하지 않아도 각자가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리 정신 없고 치열한 하루라도 결국 집에 돌아갈 때면 그 치열함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잦아들죠. 대부분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한 채 사랑하는 이와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잔 하고, TV를 보다가 잠에 듭니다. 그건 대법관도, 미국 대통령도, 평범한 우리들도,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인생은 생각보다 별 거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나고 지치고 슬픈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희미해지죠. 좋은 일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래서 저는 요즘 대부분의 일에는 감정이입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 하되 결과를 인정하고, 절망하더라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구요. 그냥 '나의 일이다' 하며 하루하루 해나가는 거죠.
하루키의 문장도 결국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애쓰고 화내지마. 그냥 일일 뿐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일. 너의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인생이야.'
아직 사랑하는 이(여자친구)와 살아본 적도 없고, 결혼의 'ㄱ'도 꺼낼 엄두조차 못낸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건 결국 사랑인 것 같아요. 가능한 일이라면 더 잘할 수 있도록, 불가능한 일이라면 한 번 시도는 해보도록 하는 트리거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다시 오늘의 문장으로 돌아와서, 다시 봐도 하루키의 저 말은 참 큰 울림을 주네요. 크게 볼 때 세상을 구성하는 건 일과 사랑, 그 중에서도 사랑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 모든 건 일시적이지만 결국 사랑은 남는다는 것. 세상의 많은 부분이 돈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적 논리로 작동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사랑과 사람의 가치를 잊지 않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그래요. 현대인이라면 어쩔 수 없이 돈과 커리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죠. 스트레스 받고, 머리가 아프고, 때로는 지치고 울컥해도 피할 수 없는 요소니까요. 하지만 그 모든 부정적 감정을 씻어줬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었던 밥, 저를 위로해주던 목소리, 짤막한 편지 뭐 그런 거였어요. 그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자신있게 '여러분, 사랑합시다!!' 뭐 이런 말은 못하겠어요. 상황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만약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번쯤은 마음을 열고 사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한 관계가 또 어떤 부분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줄 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오랜만에 글을 쓰니까 다소 중구난방이네요. 요즘 취업 준비를 하며 자소서를 쓰다보니 브런치에서 끄적이는 글이 그립기도 했지만 또 자주 쓰지는 못하는 이 상황,,, 가능한 주기적으로 좋은 글을 쓰도록 고민하고 노력해보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