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05] 질문하는 사람

(아직까지는) AI와 구별되는 인간의 매력

by 온성

불현듯 인턴 세미나에서 들었던 한 강연자의 말이 떠올랐다. 너무 어렵고 낯선 주제라 지루함을 느끼던 나에게 꽂혔던 그 말.


여러분은 인간과 AI의 다른 점을 아시나요? 제 생각에 아직까지 인간이 더 잘하는 건 '질문'이에요. 미래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우리에게는 질문하고, 탐구하고, 스스로 알아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어진 주제를 수동적으로 받아 먹는 게 아니라 계속 의문을 품고 스스로 알아보려는 태도, 그게 인간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다. 내가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던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기에, '저건 내 분야가 아니니까'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꾸벅꾸벅 졸던 내 모습이. 그 다음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알아보고, 정리하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작은 다짐이 찾아왔다.


얼마 전에는 가장 큰 국가적 이벤트 중 하나인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네거티브 전략들이 판을 치는 와중에 나는 딱히 그 사안에 대해 알아보려는 시도나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피곤함만 느끼던 나였다. 그러고는 챗-gpt에게 각 후보별 선거 공약을 물어봤다. '잘 알려주네'하며 만족했다.


나는 원체 남에게, 혹은 내 영역 밖의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근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는 뉴스에서 들리는 대로, 남이 말하는 대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새로운 걸 배우고 탐구하려는 열정이 사라졌달까.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점점 하지 않는, 무기력한 사람이 되고 있달까. 사실 자신의 일만 잘하면 큰 문제가 없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 자신의 색과 가치관, 의견을 잃어간다는 건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처음에는 편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주장에 대한 근거가 빈약해지고, 근거를 찾는 것이 귀찮아 남이 말한 의견을 그대로 카피하고, 이해하는 '척' 하는 그런 사람이 되버릴 것 같았다.


언젠가는 AI에 의존하는 뇌가 비어버린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 인턴 세미나에서 과학기술 분야 강연자가 했던 지나가는 말이 내 귀에 들어온 게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어떤 현상에 대해 질문하며 스스로 알아보는 태도, 이는 훗날 한 사람으로써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지도. 그러니 잃지 말아야겠다. 관심 없다고 넘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럴 때 일수록 더 찾아보고 정리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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