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0] 평범함은 위대하다

하루 문장 채우기 _ 19

by 온성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태수 / P.31

앉을 자리가 없는 역에서 매일 출근하는 것과 간신히 생긴 자리를 할머니에게 양보해 드리는 것. 상사가 튀긴 끈적한 침도 매일 새 것처럼 세수하고 털고 일어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모니터를 켜고, 신발 끈을 묶고 출근 도장을 찍는 그 삶이 사실 얼마나 굉장한 인생인지 넌 모를거야.


[문장 선정 이유]


예전에는 '평범하게 산다'라는 말의 무게를 알지 못했다. 대학에 처음 들어가 동기들과 술을 퍼 마시던, 그 때만 하더라도 적당히 열심히 하면 적당한 곳에 취직하고, 적당히 살아갈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살았던 나다. 그로부터 6년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나이가 더 들었고, 군대를 다녀 왔고, 이제는 풋풋한 신입생이 아닌 자소서와 전공 시험 공부에 치여 살아가는 취준생 1일 뿐이다. 이제 비로소 나는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별 생각 없이 보던 그 많은 직장인들이 사실 얼마나 많은 날갯짓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느끼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문장은 이 책을 사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묵묵하게, 빠지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존경심을 보낸다.


[내 생각 한 스푼]


기억이 정확하다면 인턴 출근 3일차, 나는 느꼈다. '아 출근하고 퇴근하고, 또 다음 날 출근하고 퇴근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구나.' 이런 감정을 느낀지 이제 두 달하고도 10일 정도가 되었다. 여전히 쉽지는 않은 출퇴근길이 익숙해지자 아침에 만나는 불특정한 사람들 속 익숙한 얼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 아저씨는 오늘도 일찍 출근하시네, 저 아줌마는 오늘도 책 읽으시네... 두 달이면 몇몇의 얼굴은 익숙해질 만도 하지.


그와 함께 요즘은 저 분들은 도대체 몇 년 동안 출퇴근길에 올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달도 힘든데 10년, 20년 동안 매일 같이 출근길에 올랐을, 이름 모를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참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다.


요즘은 '평범함의 레이스'에 오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자소서 후엔 필기시험이, 필기시험 후엔 두세번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다들 이겨낸 장애물이겠지만, 뭐 다들 이겨냈다고 해서 그게 쉬운 건 아니니까. 언제쯤 나도 평범한 '직장인 1'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물음도 들곤 한다.


내 생각엔 월급을 떠나서, 기업규모를 떠나서, 직업을 떠나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해와 함께 일어나 대충 아침을 먹고, 옷을 차려 입고 지하철에 오르는 그 여정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해내고 있으니까. 많든 적든 돈을 벌며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내고 있으니까.


SNS가 발전하며 특별한 '그들'의 인생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함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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