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글을 쓰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기록을 잠시 멈춘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며 재무회계 강의를 완강했고, 서울에 가서 반가운 얼굴들도 마주하고, 8000km를 날아 유럽에 다녀왔다. 그리고 약 이틀 전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겨우 2달 전,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남들도 다 하는 거, 나는 그 힘든 3수도 했는데. 1년 정도는 빡세게 살 수 있지.'라고 말하며.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더 나약한 사람이었고 1년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었다. (지금 가는 게 맞나 생각했던)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다행이었을 정도였다.
동유럽은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역시 좋았다. 5년 전 친구와 갔던 그 코스를 거의 그대로 방문해서 그런지 조금은 익숙하기도 하고, 또 새로움을 느끼며 여행했다. 예전에 갔을 때는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그냥 '야경 원툴 도시'라고 느껴졌는데 이번에 갔을 땐 부다페스트가 참 좋더라. 오히려 체코 프라하는 여행이 적합하다고 느껴졌고, 부다페스트는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신분상승(?)을 했으니. 절대 바뀌지 않는 게 인간이라더니 조금씩은 변화하는 듯 하기도 하다.
어쨌든 꿈 같았던 여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10일은 워낙 짧은 시간이라 당연한 말이겠지만, 현실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더라. 나는 재무관리 개념 강의를 막 듣기 시작한 취준생 1일 뿐이고, 도서관에는 나와 비슷한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빽빽하고. 눈 앞에 놓인 자소서 2개를 후딱 쓰고 나니 문득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또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당분간 조금 벗어나 보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과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조그마한 변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내가 익숙한 것들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로부터. 말을 줄이고, 보는 것을 줄이고, 듣는 것도 줄이고. 조금 더 일상을 단순하게 컴팩트하게 만들 필요를 느낀다.
혼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약간의 고독함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달까.. 끊임 없이 찾아오는 불안과 우려, 걱정들을 피하기 보다는 정면으로 맞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