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는 마음이, 기적을 만든다
어떤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일.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믿는다는 수준을 넘어,
그 존재 안에 깃든 가능성의 씨앗을 바라보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온전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한 애니메이션 속에도 그런 장면이 있다.
선택받은 ‘용의 전사’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뚱뚱하고 평범한 팬더였다.
그 어떤 무술 고수도, 그를 진정한 전사로 보지 않았다.
오직 한 사람, 거북이 사부님 ‘우그웨이’를 제외하곤.
심지어 자신의 오랜 제자 시푸조차 믿지 못했던 팬더를,
우그웨이는 조용히, 그러나 깊게 신뢰했다.
그 믿음은 결국 예언처럼 기적을 일으켰다.
그 사람의 리듬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걸,
우그웨이 사부님은 이미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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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과거가 떠오른다.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도
하나의 기술을 시합에서 ‘한 번’ 써보기 위해
수만 번을 넘어지고, 수없이 반복하며 연습했다.
몸이 기억하도록 만드는 그 과정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했던 건,
그 모든 시행착오를 믿고 기다려주는 사람,
또는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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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천천히 피는 꽃과 같다.
누군가를 지금의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
그를 바꾸려 들지 않고,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
그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깨어나기를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영화 속에서,
자신이 ‘용의 전사’일 리 없다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던 주인공에게
우그웨이 사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넌 과거와 미래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어.
이런 격언을 아니?
어제는 역사요,
내일은 미스터리,
하지만 오늘은 선물이야.
그래서 오늘을 present(선물)라고 부르지.”
이 얼마나 아름다운 통찰인가.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안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가 바뀌길 바라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원하지만,
진짜 변화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사랑해줄 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리고 그 믿음은,
다른 누군가를 향하기 이전에
나 자신에게도 주어져야 하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