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코미디

크림도 휘젓다 보면 버터가 된다

by 정우다움

그는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올라온다.

심장은 바쁘게 뛰고,

손과 발이 저절로 떨린다.

숨결은 거칠어지고,

그 무언가와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


전부 밀어내고 싶다.

이 감정조차 외면하고 싶다.

그러다 문득, 그런 자신에게 실망한다.

“왜 나는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까?”

자책이 조용히 밀려온다.


시간이 흐르고, 감정의 물결이 잦아들 무렵

이번엔 억울함과 부당함이 고개를 든다.

분노로 그 두려움을 덮는다.

그래서 너는 틀렸고, 나는 옳다는 판단 아래

감정의 층은 또 한 겹 쌓인다.


그렇게 겹겹이 포개진 감정들 속에서

그는 어느새 진짜 본인의 마음을 잃어버린다.


비슷한 상황이 또 찾아올까 두려워,

스스로를 움츠리고,

상처 준 사람들을 피하고,

눈길을 피하며 사람과 거리를 둔다.


어느새 관계란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또, 관계를 원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으로 덮고자 하는 환상 속에 머무른다.

그리고 다시, 상처받기를 반복하는 삶.


이 모든 방어는 얼핏 자기 보호처럼 보이지만,

실은 회피일지도 모른다.

존재의 깊은 어딘가에선

그 고통마저 놓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안다.


싫다면서도 놓지 못하고,

멀어지길 바라면서도 애써 붙잡고,

그러고 나서야

그 모든 일을 만든 것 같았던 사람들을 향해

뒤늦은 복수를 마음속에 품는다.


삶은 그렇게

끊임없이 반복되는 감정의 굴레 속에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돈다.


어느 순간,

그는 크림통 속에서 허우적대던 생쥐처럼

지쳐버린다.

발버둥마저 멈추고,

조용히 잠긴다.


짧고 짧았던 인생을 담아보았다.

이것은 한 편의 코미디.

진지하게 읽으면 웃음이 나오고,

웃으며 읽으면 마음 어딘가가 시큰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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