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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호랑이 Mar 02. 2021

7.47살 파란 호랑이

5) 내 방 찾기의 여정


  어릴 적부터, 한참 커서까지도 나에게는 방이 없었다.  방에 끼여 자면서 언젠가  방이 생겼으면 하고, 방이 생긴다면 어떻게 꾸밀까 상상했다.
가끔은 소공녀나 소공자처럼 부자 아빠가 나타나 “사실, 내가  진짜 부모다.” 상상을 하곤 했다. 정말 부모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시절 나는 누군가가 나타나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호박이 마차로,  삶이 공주로 바뀌길 바랐다.
 
  조금  커서는 슬펐다. 내가 잠든  알고, 소근 소근 엄마아빠의 이야기들이 나를 울렸고, 무섭게 했다. 김장 걱정과 등록금, 그리고 어린 내가 감당하기 힘들었던 우리 집의 힘듦과 어려운 이야기들.
조금  커선 거실 모퉁이에  책상이 생겼다. 책상에 앉아 일기도 쓰고,  맘대로 글도 쓰고 싶었지만, 매번 화장실이며 주방에 가야하는 언니들과 오빠가 머리를 쥐어박거나  일기와 글들을 맘대로 읽곤 면박을 주곤 했다.    너무나  면의 벽이 필요했다.
  우리 집엔 다락방이 있다. 온갖 것들이 가득  다락방을, 막내언니와 돈을 모아 벽지를 사고 그럴 듯하게 꾸미려 했지만,  곳은 낭만적인 외국 소설책의 다락방과는 달랐다. 바퀴벌레가  하고 떨어지던    이후로, 언니와 나는 짐을 챙겨 다시 내려왔다.
  언니들이 모두 시집을 가고 나서야 온전한  방이 생겼지만,  것도 잠시 언니들은 산후조리를 한다면 조카들까지 세트로 찾아왔고,  다시 유랑민 같은 생활을 했다.
 
   내가 바란 것은  개의 벽과 자물쇠가 달린 책상 하나였다. 그렇지만, 그건  몫이 아니었다. 커서도 결혼해서도  방은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삶이란   하나 찾기의 여정이 아닐까. 정말 물리적인  , 그것만은 아니다.  마음  온전하게 만들어, 나를 나로 만드는  하나.
 
   속엔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내가 잃은 것들과, 내게 잊힌 것들, 그리고 소중하고 부끄러운 것들이 있다.  마음의 ,    벽을 조금씩 허물며 혹은 자리를 내어주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살아가는 . 앞으로 내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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