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미래의 나는
미래의 나는.
지지 않는 삶을 살려고 했다. 어린 시절엔 좀 더 나이 들어 보이고 싶었고 좀 더 아는 척 하고 싶었다. 커서는 다 아는 척, 인생의 달인인 척 하고 싶었다.
결혼하고 나선 더 잘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상처는 커갔다. 내가 주는 상처만큼 아니 오히려 더 상처받았다. 집에 와서 내가 한 말들을 곱씹을수록 부피가 커지며 부끄러움이 나를 집어삼켰다. 우울과 자책감과 수치심, 나를 미워했다.
그리고 부모님을 원망했다. 1/5의 사랑밖에 받지 못해 이런 못난 내가 되었다고 상처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부모님은 온전히 내게 한 몫의 사랑을 주셨다. 단지 내가 셋째언니 몫의 사랑을 탐내고, 오빠 몫의 사랑을 부러워했을 뿐.
하나의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다. 내 아이에게 주는 사랑의 몫은 그저 한 몫의 사랑일 뿐, 내 부모님이 내게 주신 사랑의 다섯 배가 아님을, 오히려 내가 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부모님의 사랑으로 커 온 내가, 되갚음 대신 되 물림으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부모님이 가르치신 건, 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또 이기는 삶도 아니라,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며 사랑하고 사는 것이다. 아무래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 같다.
잘 크고 싶었지만 실패한 것 같으니, 이제 내 목표는 잘 늙어가는 것이다. 웃으며 늙어가는 것, 열심히 노력하며 잘 늙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