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상화 만들기
풍경 속에 한 사람이 있으면 그건 '나'이다.
꽃도 한 송이 덩그러니 피어있다면 그건 '나'이다.
구름도 휑하니 맑은 하늘에 떠 있으면 '내 구름'이고,
새도 한 마리가 앉아있으면 새로 빙의한 '나'로 보인다.
사진을 찍기 위해 세상을 탐험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다.
어떤 '하나'가 눈에 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은 지쳐 있어 보이고,
약간은 생채기가 나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씩씩해 보이고, 굳굳해 보이는 것이 '내'가 될 만한 피사체다.
나비를 만나도 나 같다.
세상 속에서 '나'를 발견할 때마다
어쩐지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열심히 살아내는 모습에
수고했다, 잘했다, 애 많이 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하나'를 마주하고 사진으로 찍으면서 나의 초상으로 삼았다.
거울 속에 있는 나만이 내가 아니다.
자연속에 홀로 존재하는 모든 외로운 것들이 나 일 수 있다.
당신의 초상화를 찍어보라.
사진 속에 '내'가 '나'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고난 속에도 나는 노래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