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축축한 장마? 여긴 비 와야 더 예쁘다

by 트립젠드

경주 건천 편백나무 숲과
오봉산 트레킹을 함께 즐기는 방법

batch_%EA%B1%B4%EC%B2%9C-%ED%8E%B8%EB%B0%B1%EB%82%98%EB%AC%B4-%EC%88%B2-%EC%B6%9C%EC%B2%98-%EA%B2%BD%EC%A3%BC%EC%8B%9C-1-1-1024x576.jpg

출처 : 경주시


무더위와 장맛비가 예고된 이번 주,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숲길을 찾고 있다면 경상북도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의 ‘건천 편백나무 숲내음길’을 주목해볼 만하다.


송선리 단석산 자락에 위치한 이 숲길은 울창한 편백나무가 시원하게 줄기를 뻗고 있어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천연 힐링 명소다.


500여 미터 길이의 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고, 정자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비 오는 날에도 잠시 쉬어가기 좋다.


batch_%EA%B1%B4%EC%B2%9C-%ED%8E%B8%EB%B0%B1%EB%82%98%EB%AC%B4-%EC%88%B2-%EC%B6%9C%EC%B2%98-%EA%B2%BD%EC%A3%BC%EC%8B%9C-2-1024x576.jpg

출처 : 경주시


여름 날의 편백나무 숲은 더없이 특별하다. 나무가 스스로 해충이나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물질인 ‘피톤치드’의 농도가 여름에 가장 짙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빗물이 나뭇잎과 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며 피톤치드가 공기 중에 골고루 퍼지게 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삼림욕을 하는 듯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공기 중 습도가 높아진 만큼 호흡기에도 자극이 적어 깊은 숨을 들이쉴 수 있으며, 실내 공간보다 오히려 숲속이 더 쾌적하게 느껴진다.


편백나무 숲 입구에는 주차가 가능한 소규모 공터가 마련돼 있으며, 대중교통으로는 경주시내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송선1리달래창’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batch_%EA%B1%B4%EC%B2%9C-%ED%8E%B8%EB%B0%B1%EB%82%98%EB%AC%B4-%EC%88%B2-%EC%B6%9C%EC%B2%98-%EA%B2%BD%EC%A3%BC%EC%8B%9C-3-1024x576.jpg

출처 : 경주시


숲 입구에서 오르막이 있지만 비교적 짧은 거리로, 장마철에도 우비만 챙긴다면 걷기 어렵지 않다.


특히 이곳에서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오전 10시에 무료 숲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숲 해설가가 동행해 나무와 풀, 꽃들의 이름과 생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집결 장소는 편백나무 숲 정자다.


건천 편백나무 숲에서 더 깊은 산길로 접어들면 오봉산 트레킹 코스까지 연계해 걸을 수 있다. ‘신라의 지붕’이라 불리는 오봉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가 닭벼슬처럼 모여 있어 ‘닭벼슬산’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batch_%EA%B1%B4%EC%B2%9C-%ED%8E%B8%EB%B0%B1%EB%82%98%EB%AC%B4-%EC%88%B2-%EC%B6%9C%EC%B2%98-%EA%B2%BD%EC%A3%BC%EC%8B%9C-1024x576.jpg

출처 : 경주시


정상 아래에는 드라마 <선덕여왕>, 영화 <놈놈놈> 촬영지로도 유명한 마당바위가 있고, 그 아래로는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주사암이 자리 잡고 있다.


트레킹은 편백숲에서 시작해 여근곡, 월명사, 오봉산 정상, 부산성 계곡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르면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오봉산 능선에 오르면 정면에는 고대 삼국시대의 군사 요충지였던 부산성의 평원이, 뒤편에는 경주 일대의 전경이 펼쳐진다. 역사와 전설,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 길은 우중에도 걷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이번 주 장맛비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비 하나 챙겨 숲으로 향해보자.


경주의 편백숲과 오봉산 트레킹은 장마철의 우울함을 잊고, 청정한 자연 속에서 새로운 숨을 고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걸음 멈추게 하는 풍경” 7월에만 볼 수 있는 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