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관광공사 (저작권자 김수진 여행작가, 국립생태원 및 장항송림산림욕장)
누구의 말도 끼어들 수 없는 고요함이 이어지는 이곳. 걷기만 해도 마음이 씻기는 듯하다.
하늘을 가린 소나무 숲, 그 아래 고요하게 이어진 산책로. 발밑에서는 마른 솔잎이 바스락거리고, 옆으론 바다와 백사장이 조용히 따라온다. 바람, 파도, 나뭇잎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토록 온전한 자연이 아직 남아 있는 곳, 그 비밀스러운 장소는 충청남도 서천 장항이다.
1950년대, 해풍을 막기 위해 조성된 숲은 시간이 흐르며 여행자들이 쉼을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울창한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그 아래 고즈넉한 길이 펼쳐진다. 마른 솔잎을 밟으며 걷는 동안 도시는 점점 멀어진다.
지금의 장항송림산림욕장은 2019년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2021년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되며 명실상부한 치유의 숲으로 자리잡았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총면적 27만 5703㎡, 검은빛 줄기의 곰솔이 주를 이루는 이 숲은 약 1.5km의 산책로를 따라 사계절 내내 푸르른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조용히, 천천히 걸을수록 비워지는 건 생각이고 채워지는 건 바람과 향기다. 이 숲이 주는 위로는 말이 아닌 시간으로 다가온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단순한 숲이 아니다. 하늘 위로는 높이 15m, 길이 250m의 장항스카이워크가 뻗어 있으며, 그 아래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이 펼쳐진다.
이곳에선 말 그대로 ‘숲과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이범수, 장항송림산림욕장)
스카이워크 끝자락에는 신라와 당나라가 백제와 싸운 기벌포 해전의 현장을 기리는 ‘기벌포해전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역사와의 조우도 가능하다.
스카이워크는 유료 시설로 입장료는 4,000원이지만, 그 중 2,000원은 지역 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여행객에게 실질적인 부담은 적다.
숲과 바다 사이의 단단한 백사장은 자동차도 다닐 수 있어 걷기에 편리하고, 길가 곳곳에는 벤치와 원두막이 마련되어 있어 쉬어가기 좋다.
인공적인 위락시설이나 상점 없이 바다와 백사장, 그리고 솔숲만이 풍경을 채우는 이곳은 오히려 그 단출함 덕분에 ‘진짜 힐링’을 선사한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쉼터 이상의 기능도 한다.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에서는 ‘갯벌·바다 덕분에’ 프로그램이 진행돼 갯벌 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인근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청소년수련관, 유스호스텔, 솔바람캠핑장, 송림 숙박단지 등 각종 편의시설도 함께 갖춰져 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사진작가 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특히 도보 10분 거리에는 국립생태원이 위치해 생태학적 배움을 더할 수 있다.
이곳은 하절기(4월~10월)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어른 기준 5,000원이며, 미디리움과 4D 입체영상관 등은 별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자세한 관광 안내와 체험 프로그램 정보는 서천군청 홈페이지나 041-956-5505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파도와 바람, 소나무의 향기와 고요함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잠시 일상을 멈추고, 마음 깊숙이 자연을 들이마시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지다.
도심을 벗어난 힐링이 필요할 때, 장항송림산림욕장은 그 자체로 답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