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

by Jin Sora

아이를 홈스쿨링하면서 나는 아이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공부 방식이 아니라, 어른의 태도에 대해서였다.


미국에서 만난 부모들을 보며 가장 먼저 놀랐던 점은,
그들이 아이를 소유물처럼 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도 그들은
목소리를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누구 하나 아이를 “훈육의 대상”으로 전시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아이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데리고 가
한참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리고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말이다.
그 후 아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장면이 나에게는 꽤 큰 충격이었다.


한국에서는 많은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아이의 행동이 눈에 띄는 순간,
부모의 얼굴부터 먼저 붉어진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말은 점점 빨라지고, 목소리는 커진다.
아이보다 어른의 감정이 앞서는 순간이 잦다.


우리는 급하다.
빨리 고쳐야 하고, 빨리 멈춰야 하고,
지금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만난 미국의 부모들은 달랐다.
그들은 언제나 아이의 눈높이로 몸을 낮췄고,
한 번도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면 안 돼”라는 말조차 거의 쓰지 않았다.


대신 아주 조용히, 아주 짧게 말했다.
조금씩. 천천히.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남겨 두는 방식으로.


홈스쿨링을 하며 만난 부모들은
아이를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의견을 가진 한 사람으로 대했다.
아직 어리지만, 이미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그래서 나는 오늘
이 이야기를 브런치에서 첫 번째로 꺼내고 싶다.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결국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보다
어른이 어떤 태도로 서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나는 아이 친구들의 부모를 보며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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