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인 오늘자 네이버에 연재된 웹툰의 숫자는 자그마치 102개였다. 구렁이 담 넘듯 슬금슬금 부풀어난 만화의 분량이 연재 숫자는 물론 칸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일주일이면 대략 700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웹툰이 어디 네이버뿐인가. 포탈에서 선택받지 못한 작가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 한정된 공간 속에만 해도 웹소설 작가가 있고, 무명가수도 감춰져 있으며, 밥 먹는 시간조차 아낀다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각종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꿈을 꾸는 댓가와 불안한 내일을 맞바꾼 청춘들이 부러우면서도 너무나 안쓰러운 이유는 이미 그 길을 걸어왔고, 그 길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두 명의 딸, 아들을 둔 애비여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글쎄요다. 세상이 넓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할 일은 많다와 하는 일이 많다는 엄연히 다른 거니까 흔쾌히 머리를 끄덕일 수는 없다.
나는 재미를 떠나 올라온 웹툰을 가능한 많이 보려고 애를 쓴다. 유튜버도 마찬가지로 웬만하면 구독과 좋아요를 누른다. 댓글도 잘 달아주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한편으로 드는 느낌은 '애잔함'이다. 내 별 의미 없는 응원의 글자 하나가 구독과 엄지 척이 지치고 낙망한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일지 모른다.
그들이 믿는 구석이라곤 고작 희망 하나, 그것도 늘 흔들리고 부정당하는, 그 불안한 희망의 끈에 간당간당 매달린 꿈들이 모두가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위선이라고 손가락질해도 괜찮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오지랖 떤다고 조롱할 수도 있다. 내가 그랬었다.
그 위선과 오지랖이 절박한 누군가의 추위를 넘기는 옷가지가 되고 연탄이 되면 그걸로도 충분히 족한데 내 눈에는 춥고 고달픈 이들 보다 위선의 가증만 보였었다.
모두가 잠든 이 깊은 시간에도 어떤 이의 귀한 아들, 딸들은 컵밥 하나 제대로, 아니면 변변히 챙겨 먹지 못한 채 꿈을 좇고 있을게 분명하다.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하는 거라는 뻔한 거짓말을 알면서도 속아주고, 그렇게라도 속아줘야 버틸 것만 같아 스스로 속아주기도 한다.
나는 장성한 두 아들, 딸에게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누군가가 내게도 그런 질문을 가끔 해오지만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까르페 디엠!'.
내일 걱정은 내일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음은 내 삶 자체가 증명해 왔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미리 내일 염려까지 당겨와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