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연두 Feb 29. 2024

[도서리뷰] 스테디셀러 에세이

[2024.02.29] 나는나로 살기로 했다/죽고싶지만 떡볶이는먹고싶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두 권의 책,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스테디 셀러 에세이다. 이 책들은 "나 자신"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1. 김수현, 글/그림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장기 스테디셀러 1위. 빅데이터로도 증명된 ‘나로 살기’ 열풍을 이끌며 시대정신을 만든 책.  2016년 출간 이후 국내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전국 서점 26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책이자 전 세계에서 사랑 받은 K-에세이의 대표작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출처: 알라딘 책 소개)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작가 김수현은 자신을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는 사람', '밝지만 가볍지 않은 사람'이라 말한다. 디자인을 전공했고 문과와 디자인 중간 쯤에 있다가, 지금은 일러스트를 그리고 글을 쓴다. "100% 스무살", "안녕 스무살", "180도",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를 펴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저자가 사회학과 사회 심리학을 읽기 편한 에세이로 풀어낼 계획으로 쓰게 되었다. 그렇기 위해 다음의 여러 책들이 도움이 되어 완성되었다고 한다. 

김태형 "트라우마 한국사회", "불안 증폭 사회" / 김찬호,"모멸감", 알랭 드 보통의 "불안"/ 강준만 "개천에서 용나면 안된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 너새니얼 브랜든의 "자존감의 여섯 기둥"/ 서은국 "행복의 기원"책의 기원


이런 책들을 기초로 삼을 만큼 작가 김수현의 에세이는 그 깊이와 넓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2.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3. 불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한 to do list, 4. 함께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5. 더 나은 세상을 위한 to do list,  6. 좋은 삶,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to do list 

 

각 파트에  9개에서 13개의 리스트를 작성, 그림과 함께 글을 펼쳐나가고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참고 도서를 비롯해 뉴스, 영화, 소설 등과 자신의 경험을 비춰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연결 시켜 글을 써내려 가고 있다.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몇 개의 리스트를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 삶이라는 모호함을 견딜 것 (124쪽)

우리가 점을 보는 이유는 삶에 확신을 얻고 싶어서인데, 결국 점이라는 건 홍삼가루가 5% 첨가된 홍삼캔디처럼 약간의 진실이 함유된 추측일 뿐이라고.

- 과민해지지 않을 것 (141쪽)

불안이란 과거의 부정적이고 공포스러운 경험으로 인해 다시 그 일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이다. 각종 미디어를 '보고', '들은' 우리는 과민하고 불안 할 수 밖에 없다. 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라는 책 제목처럼 조금 둔해진 필요가 있다고.

- 너그러운 개인주의자가 될 것 (163-165쪽)

"미움 받을 용기"란 책이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두 나라 모두 초집단주의 사회라 개인주의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국가라서 그렇다고. 나와 당신이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하여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혜자스러움을. 

- 미움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지는 말 것 (172쪽)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은 중요한 미덕이지만 스스로를 지켜내는 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자 권리다.

- 나의 몫을 외면하지 않을 것(205쪽)

우리는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것이 사회 문제임을 직시해야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골목상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대형마트가 아닌 재래시장이나 골목 상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고,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파업에 나선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다고...

- 조바심은 버릴 것 (212쪽)

아주대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는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은 정말 "천천히" 변화한다고 이야기 했다.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 어른으로 살아갈 것(281쪽)

먹고 살기 위해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지겨움이든 불안함이든 견뎌야 한다. 아직 어른이고 싶지 않다 해도 우리의 부모님이 그랬듯 그렇게 어른인 척하며 어른이 된다.   


저자는 "나로 산다는 것"에 대해 명료하게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비교하지 않는 삶, 누구 '보란 듯이' 살지 않는 삶, 나 자신을 차별하지 않는 삶"이라 생각한다고. 

이 에세이는 개인적인 문제와 사회의 문제를 분리 시키지 않고 서로 연결 시켜서 삶에 대한 통찰을 통해 저자 자신이 생각한 대답을 책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 된다.  이 책을 통해 현재를 위해 나로 살기 위한 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2.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에세이


지은이 소개 :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5 년간 일했다.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정신과를 전전했고, 2017년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다.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건 내가 자유로워지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것 또한 나라는 걸 내 소중한 사람들이 꼭 알아주면 좋겠다."


별일 없이 사는데 왜 마음은 허전할까?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요 우울 장애와는 달리,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앓는 저자의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다. 어두운 면만 드러내고 풀어내기보단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녀는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밝음을 드러내듯이 어두움을 드러 내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게 됐고 이제는 자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한다고... . 


책은 1주부터 12주까지, 의사(선생님)과 저자의 상담의 내용과 끝 부분에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1주 그냥 좀 우울해서요.

- 고슴도치 딜레마

"극과 극은 오히려 통한다고 하죠. 굉장히 자존심이 세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감이 낮아요. 자신이 없으니 다른 사람이 나를 우러러보게끔 하려고 하죠."

2주 저 혹시 허언증인가요?

- 오늘도 나아지는 과정

"힘들 떈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3주 내가 나를 감시해요

-  스무 살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 누군가의 말보다 자신이 좋고 기쁜 게 더 중요하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는 내 욕구를 먼저 충족했으면 좋겠어요."

4주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특별하지 않아서

- 외딴섬

"저는 혼자 노는 걸 좋아해요. 다만 전제가 있어요.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제 안부를 묻는 사람이 있어야만 혼자 놀 수 있는 거죠."

5주 그놈의 자존감

- 의존에 의존하지 않도록

"감정에도 통로가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자꾸 닫아두고 억제하면 긍정적인 감정까지 나오지 못하

게 된다."

6주 저를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 '나'라는 존재

"합리화를 왜 부정적으로 보세요?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예요." 자신의 상처나 결정에 대한 이유를 찾는 거니까."

7주 규정하고, 단정짓고, 실망하고, 떠나고

- 그날의 진실과 삶의 진실

"사실 아무도 저를 무시한 적 없고 제가 가장 저를 무시하고 있어요."

8주 드디어, 약물 부작용

- 작은 의미라도

"지금까지는 나도 모르게 했던 행동인데, '내가 늘 비슷한 선택을 하는구나'를 인지했다는 것 자체가 치료죠."

9주 지나친 외모 강박과 연극성 인격장애

- 모순된 나

" 사실 공포감은 무언가에 대해 '나만 알고 있을때' 더 커지거든요. 혼자 고통 받을 때보다  지금처럼 꺼내는 게 훨씬 좋을 수도 있어요.

10주 왜 나를 좋아해? 이래도? 이래도?

- 삶

" 사랑을 조금 왜곡해서 바라볼 수 있다는 거죠. '누군가 나를 사랑했다'는 사실로 끝날 건 아니고, 그걸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 같아요."

11주 제가 예뻐 보이지 않아요

- 자유 죽음

"너는 그 정도로 힘들지 않은데 유난 떠는 거야' 이렇게 자책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억울해서 내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12주 마음의 바닥에서 

부록으로 '우울의 순기능'이란 제목으로 17편의 작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작가는 자존감을 문제라 말한다. 내가 나를 너무 낮게 바라보기 때문에 타인의 눈으로 만족을 얻는 거라고 말이다. 선생님은 어떤 방법이나 해답을 제시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것, 의심 없이 편안하게. 마지막 진료 기록을 마무리하고 맺음말을 쓰지 못한 채. 


그녀와 상담한 정신과 전문의는 이 책이 불완전한 한 사람이 또 다른 불완전한 사람 중 하나인 치료자를 만나 나눈 대화의 기록이라 말한다. 또한 독자들에게 본인으로부터 나오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고, 죽고 싶을 때도 떡볶이는 먹고 싶은 게 우리의 마음이니까요"라고 덧붙인다.


백세희 작가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어두운 면을 털어놓고 이에 대한 치료 과정과 스스로의 내면을 담은 글을 싣고 있다. 본인이 말하듯이 저자의 정신 건강 문제가 완전히 치유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서로를 알고 이해하기 위한 자신과 타인 사이의 징검다리를 놓은 것이라 생각된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녀의 용기에 박수쳐 주고 싶다. 


"자기도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아마도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이전 01화 [도서리뷰] 모리교수와의 화요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