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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Oct 04. 2024

1. 나로의 가상현실

[ 그림책 리뷰 ]  "그리고 이야기하다."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는 말한다. "여러분에게 봄은 어떤 계절인가요?"라고 말이다. 이 책은 가상현실 기술로 '봄 체험'을 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약 30년 뒤의 미래 사회 모습을 상상한 이야기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 현실이기도 하다고. 


다른 계절도 다 중요하지만 봄은 특히 중요하다. 봄부터 나고 자라는 식물들이 여름과 가을까지 영글고 무르익으며 인간을 비롯한 지상의 동물들을 모두 먹여 살려 준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겨울에도 저장해 두고 먹으며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도 한다.


 이 책에는 두 가지 길이 나온다. 나로 아버지 하 국장이 주장하는 길이 있고, 다른 하나는 봄이와 봄이 아버지 같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이 있다. 전자는 환경이 나빠져 식량 재배량이 줄어든다고 숲을 없애고 그 자리를 공장식 곡물 재배지로 만들고 수확한 곡물을 식량 무기처럼 전 세계 사람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다룬다. 후자는 반대로  나무 심기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 보호에 나선다. 


2055년, 바깥은 여전히 누런 먼지 태풍이 이리저리 거리를 휩쓸며 불어 대고 있었다. 보안경이 달린 보안마스크로 생명을 유지하는 세상이다.  먼지 태풍 때문에 늘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하늬 선생님을 비롯해 학교 선생님들은 '봄 체험'을 하게 해준다. 그것을 통해 나로를 포함한 아이들은 이전까지 생각치 못한 것들을 느끼게 된다. 이후 나로와 친구 가람이는  봄이와  봄이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란 단체에 가입하며 나무와 숲을 지키려고 연대한다.


80년대 생인 나는 KBS SF 만화 2020 원더키디를 봤을 때는 미래 사회가 어렴풋이 그려졌던, 어린이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내게 미래가 그다지 멀게 만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작가의 물음에 알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 현재를 살고 있다. 폭염과 폭우로 지구가 몸살을 안고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지켜질 수 있으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동화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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