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화'를 통해 키우는 생각하는 힘
아이에게 필요한 최고의 교육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독서'라고 말한다.
나는 어릴 때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사고로 생각하고 싶어도 그만큼 생각하는 힘이 따라주지 못한다고 스스로 자주 생각 했다.
'도대체 이 문장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이 단어는 무슨 말이지?'
나의 세상은 대부분이 시험과의 전쟁이었는데 오랫동안 많이 패배했다. 단순히 암기를 해서 치르는 시험에선 꽤 유리한 편이었지만, 그 외에 생각을 요하는 시험은 언제나 최악이었다. 이는 나의 자존감이 문제로도 다가왔다. 시험을 칠수록 나는 작아졌다.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 일찌감치 아이에게 책을 잘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내가 책을 읽지 않아서 느껴왔던 고통 때문이었다.
'너는, 엄마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생각해보렴.'
이런 생각으로 나는 아이에게 책을 통해 '생각의 그릇'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생각'이라는 것이 강요한다고 커질 그릇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아이를 관찰하는 시간이 아주 많았다.
'원하는 책이 어떤 것일까?'
늘 아이의 관심사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아이의 흥미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느 한 권의 책을 좋아하면, 그 한 권의 책을 아이가 스스로 덮고 싶어 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주었다. 아이의 눈에 보이는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기다리고 함께 한 순간들이 쌓여갔다. 아이가 3살 때에는 '우리 문화'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왔다.
"엄마, 장구 연주 해보고 싶어."
나는 아이의 이 한 마디에 도서관으로 갔다. 유아 자료실에서 장구와 관련된 책을 찾기란 어려웠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읽어주기 위해서 초등 자료실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관련 서적 대여섯 권을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관심 가는 책을 읽어주니 아이는 더욱더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책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직접 연주를 하게 해주고 싶어 대구에서 3시간 남짓한 시간을 달려 충청도 난계 박물관을 다녀왔다. 우리 전통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있는 체험 교실이 있었다. 3살 아이에게 난계 박물관은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준 곳이었다.
그 다음 해 7월에는 전쟁에 꽂힌 아이를 위해서 폭우 경보를 뒤로하고 천안 독립기념관에 비를 뚫고 다녀오기도 했다. 언제나 박물관은 내 아이의 관심사를 연장하는 필수 코스였다. 박물관 안에서 나는 아이에게 책에 나온 장면을 다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순간이 벅차게 행복했다.
요즘에는 유아 문해력을 위해서 사교육에서도 다수의 독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좋은 취지이긴 하지만 그러한 수업 시간 안에서 과연 아이에게 단순한 학습이 아닌 문해력이 자랄 수 있는 틈이 얼마만큼 있을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 아이의 관심사를 꾸준히 지켜보고 그와 관련된 책을 읽어줄 타이밍을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아이를 위한 수업 검색 대신 아이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을 검색해 보는 건 어떨까.
시중에 유아에게 맞춘 효과적인 책 읽어주기 방법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서,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베스트셀러 책이 아니라 당신의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어주는 어른은 아이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책을 읽는 속도를 조절해 가면서,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글을 읽어주는 센스도 발휘한다면 금상첨화고 말이다.
여기까지는 아이의 문해력을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더해서 다음 단계는 책을 읽어주는 어른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관심사가 담긴 책 안에서 부모가 함께 아이와 '책 대화'를 해야 비로소 아이의 문해력이 치솟을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치솟은 문해력을 가지고 반복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장하는 것이다.
#아이#책소통#책대화#미래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