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를 토하며 나뭇잎들이 누워있다
흩날리며 떨어지는 잎들이
마지막 향연을 벌이고 있다
가슴 찢어지는 이별이
곳곳에서 날린다
바람 부는 숲에서
낙엽이 시린 가슴에 박힌다
안개 낀 가을엔 무조건 숲으로 가자
소멸을 향해 치닫는 계절
장엄한 미사곡이 울려퍼질 때
떨리는 가슴으로 함께 들으며
눈물을 떨구자
향기롭던 꽃들은 흔적도 없고
꿀을 찾던 벌도 자취를 감추었다
들리는 건 바람소리
밀려오는 파도처럼 끝을 모른다
그대 아름다웠던 자취는
기억속에 고이 남고
저녁 노을이
쓸쓸한 어깨에 떨어진다
작별의 시간은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