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산책길
그 바위 위에선
거의 언제나
가마우지 두 마리가
꼼짝도 않고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위 위에 붙어선 그들은
검푸른 바위와 한몸처럼 보였다
까만 깃털에
고뇌와 우수를 잔뜩 묻히고서
이따금 날개를 펴
그것들을 털어버리곤 했다
무겁고 힘들어 보이는
까만 날개를
고집처럼 몸에 꼭 붙이고
의젓하게 꼿꼿이 서 있었다
언제나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그들은
마치도 바위 위의 철학자들 같았다
퇴직 후 글쓰기와 여행을 취미로 삼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