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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Feb 16. 2023

황혼

덧없이 바람이 분다

메마른 가을잎

흙 위에 날린다



영원하고도 찰나적인 순간들

영롱한 비누거품처럼

떠 있다가

삽시간에 사라진다

사라져 간 것들은

환영이었을까



만지면 꺼끌꺼끌하다

옛날의 광채는 시간에

마모됐다

휑하니 비어버린 동공에는

겨우

여린 숨결만 남았다



보일듯 말듯한

회한의 그림자 어른거리고

사진 속의 정지한 시간처럼

멈춰있는 풍경들

갈 곳을 모른 채 떠다니는 기억들

그리움만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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